벽화·목판화 그리기, 자연 속 미술품 감상, 퍼포먼스 체험
조용했던 문화예술 공간이 활기차고 경쾌한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미술관에서는 어린 자녀와 온몸에 물감을 묻히며 그림을 그리고, 산 정상에 위치한 박물관에서는 목판화 그림책을 만든다. 단순 ‘관람객’이 아닌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가하는 ‘참여자’로 방문자를초대한다. 5월 황금 연휴를 맞아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이색 문화예술 공간을 알아봤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각 업체 제공
뮤지엄 산
산 정상에 꽃·물·돌 소재 가든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껴보고 싶다면 산 정상에 위치한 뮤지엄 산을 황금 연휴 여행지로 추천한다. 뮤지엄 산은 빛, 물, 돌 등 자연을 소재로 사용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8년간 공들여 완성한 공간이다. 건물은 크게 플라워 가든, 워터 가든, 스톤 가든 등으로 나뉜다. 플라워 가든부터 세 곳을 천천히 구경하다 보면 자연 경관과 어우러지는 야외 미술작품들을 볼 수 있다. 자작나무 350그루가 심어진 산책길도 조성돼 있다. 건물 안쪽 전시관에서는 ‘색채의 재발견’전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색상을 이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9월 3일까지 진행된다. 어린이날인 5일과 6일에는 어린 자녀와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목판화 그림책, 작가와 마주하다’라는 주제로 참가자는 목판 그림책 작가에게 목판 작업과 그림책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목판 그림책 채색을 체험할 수 있다.
위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미술관옆집
벽에 걸린 그림 보며 차 한잔
대림미술관이 운영하는 카페다. 미술관옆집 이름 그대로 대림미술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곳곳에 미술작품이 걸려 있는 카페는 마치 작은 주택 미술관과 같은 느낌을 준다. 공간은 197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을 개조한 건물로, 당시 사용한 실내장식 일부와 정원을 그대로 보존해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낸다. 가구는 디자이너 장 푸르베의 스탠다드 시리즈를 비롯해 카르텔(Kartell), 헤이(HAY), 에뮤(emu) 등 유럽의 유명 디자인 가구가 사용됐다. 방문자는 디자인 가구에 앉아 벽에 걸린 미술작품을 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1층에 위치한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국내외 디자이너가 협업해 만든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또 일본 문구 브랜드 펜코, 프랑스 비누 브랜드 사본느리, 포르투갈 연필 브랜드 비아르쿠의 빈티지 컬렉션 등 다양한 수입 브랜드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4길 22
단원미술관
행위 예술가와 어울려 작업
예술가와 함께 행위예술을 해보고 작품 작업에도 참여하고 싶다면 단원미술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보자. 단원미술관은 현재 진행 중인 전시 ‘봄을 秀 놓다’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 토크’와 ‘봄 길 따라 산책로 인문학’을 5월 말까지 진행한다. ‘아티스트 토크’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토크 형식이 아닌, 작가 작업의 일부를 참가자들이 함께하면서 몸으로 자연스럽게 예술을 이해하고 작품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참가자들은 예술가와 행위예술을 하거나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봄 길 따라 산책로 인문학’ 시간에는 강의실 밖으로 나와 노적봉공원, 안산식물원, 단원조각공원 등을 걷는다. 참가자들은 미술관 주변을 산책하며 문화와 생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두 프로그램은 모두 성인만 참여할 수 있다. 5월 매주 수요일에는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즐거운 인문학 나들이’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엔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위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727
벗이미술관
아이 상상력 자극하는 프로그램
어린 자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현재 진행하는 아트 클래스는 ‘벗이 페인트 파티’다. ‘가공하지 않은, 원시적인, 순수한 예술’이라는 뜻의 예술 작업인 ‘아르브뤼(art brut)’를 체험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르브뤼 대표작가 오거스트발라가 벽이나 공공시설물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서 착안됐다. 참가자들은 형형색색의 물감을 이용해 벽 위에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다. 형광 페인트도 있어 불을 끈 상태에서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붓을 이용하거나 손가락에 물감을 칠해 손을 찍는 등 작품을 만드는 방법도 자유롭다. 체험을 마친 후에는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술작품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현재 작가 변대용과 유은석의 ‘I will protect you’ 전시회가 진행 중인데 미키마우스·키티·푸우 등 캐릭터 형태라 부모와 어린 아이들 모두 친숙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이 전시는 8월 30까지 진행한다.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학촌로53번길 4
파라다이스 집
다양한 예술 콘텐트 선보여
시각예술, 음악, 퍼포먼스 등 다양한 예술 콘텐트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80여 년 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이야기가 깃든 옛집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현재는 김호득 작가의 ‘김호득. ZIP- 차고, 비고’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동양화가 김호득 작가가 30년간 작업한 평면·설치미술 작품 17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공간과 시간이라는 주제로 ‘차다’와 ‘비다’라는 상반되는 두 단어를 표현한다. 또 작품을 통해 실재와 허상에 대한 확장된 사고를 제시한다. 단순한 구조의 건물 전체가 마치 작품의 일부로 보여진다. 이 전시는 6월 17일까지 무료로 열린다. 이 공간에서는 미술 전시 외에도 앞으로 독립영화·다큐멘터리 상영회와 재즈·클래식·국악 공연 등이 지속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68-8
K 현대미술관
퇴근한 직장인 예술 아지트
퇴근시간이 늦은 직장인도 갈 수 있는 미술관이다. K 현대미술관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10시, 금·토요일 오후 11시, 일요일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예술 공간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미술관 1층에는 음료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어 로비에 설치된 미술작품을 관람하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오는 4일부터 9월 1일까지 ‘이것은 현대미술관이다’ 전시회가 열린다. 모두 대형 설치작품들로 로비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테이프로 대형 구조물을 만들어 오스트리아 빈,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에서 큰 호응을 받은 뉴멘/포유즈의 ‘테이프 시리즈’ 작품도 선보인다. 국내 팝 아티스트 임지빈 작가의 대형 작품 ‘EVERYWHERE’도 볼 수 있다. 거대한 풍선 곰 인형 모양의 작품을 로비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 807
[출처: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 벽화·목판화 그리기, 자연 속 미술품 감상, 퍼포먼스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