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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In Paris-로라 앙글라드, 델로니어스

by 유현우

스포티파이와 함께 도로를 가로지르는 지금은 8월 10일 하고도 8일이 흐르고 있다. 달리는 도로 위 차 안은 사마라 조이의 폭발적이고 풍성한 소리 이후 고요하다. 이때 로라 앙글라드의 간드러지면서 무언가 어색한 발음이 고요함을 비집고 들어온다. 어색한 발음은 마치 델로니어스 몽크 특유의 불협화음을 연상케 한다. <April In Paris>를 부른다. 몽크의 피아노 연주 위에 그녀는 노래하는 듯하다. 그만큼 난해하다.

로라의 소리가 차 안에서 고요함을 비집고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몽크의 <April In Paris> 레코드는 8월 9일 오늘날까지 불안을 떨게 할 것이다. 그의 건반이 어디로 튈런지 모르기에 볼륨을 늘 고요함에 가깝게 향하도록 하였다. 테드 존스 트럼펫은 확실히 여느 지점에 도달하면 비로소 멈춘다. 때문에 테드의 <April In Paris> 레코드를 올려놓은 뒤 볼륨 방향은 언제나 오후 9시 45분을 가리킨다.

어제 도로 위 차 안에는 사마라 조이의 풍성하고 폭발적인 성량 그리고 테드처럼 확실한 음을 향한 터치에 빠져 살아온 연속된 시간 속을 비집고 로라가 내 삶에 등장한 것이다. 부른다 노래를. 테드의 트럼펫과 몽크의 피아노 연주곡에 가사가 붙은 것 마냥 흐르는데, 특히 몽크의 피아노가 말을 하는 듯한 것이다. 로라. 몽크를 이해하지 못했던 내게 이해라는 영역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게끔 하였던 사람이니라. 어쩌면 그녀의 목소리는 처음 내가 몽크의 곡을 들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 그리고 난해를 선사했다. 때문에 굳이 그녀의 다른 앨범을 찾아 들어보려는 노력은 삼가했다. 난해했기에 몽크가 들렸던 것처럼 또 다른 로라가 고요함을 비집고 들어올 날을 기다리겠다. 그날은 로라 다음 로라 다음 줄지은 로라의 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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