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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래현 Jan 16. 2024

아이젠

좋아하는 것들에 관해 쓰겠다고 다짐하니 이 또한 나를 막아선다. 

글로 남겨도 될 것과 안 될 것을 나누며 나의 감정을 재단했다. 

누구를 위한 검열을 나는 하고 있던 걸까.


해야 할 것이 많은데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나의 머리는 눈밭에서 헛도는 바퀴가 된다.

상상과 현실이 멀어질수록 타는 냄새가 심해진다.

과열된 몸은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낡아간다.


기분 좋은 성취감의 지속력은 짧다.

시작 전의 회피는 항상 조금은 불편하면서도 즐겁다.

밀린 일을 몰아서 끝내면 겨우 살아남은 것만 같아 짜릿하다.

그리고 천천히 다가오는 공허함.

저물었던 해가 떠오르면

다시 헛도는 바퀴,

녹지 않는 눈,

멈춘 손.


아, 이젠 정말 일어나야 하는데.

백미러 속에서 눈보라가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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