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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vsnjutare Jun 11. 2018

스웨덴, 커피 없이 못 살아

Skall vi Fika? - 커피 한잔 하실래요?

한국에서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사교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커피숍, 스웨덴에서는 어떨까요?

2016년 통계 기관 월드 아틀라스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 네덜란드, 캐나다 다음으로

1인당 커피 소비율 세계 4위 를 차지할 정도로 그 시장이 굉장히 큽니다.


자, 그렇다면 Fika라는 단어는 어디에서 와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발전되어왔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1. Fika, 그 단어의 유래




아래 사진이 스웨덴에서 가장 근대적인 모습으로 남아있다고 알려진 Fika를 즐기고 있는 사진으로,

1916년 스톡홀름의 근교에 있는 쇠데르함 (Söderhamn) 지역에서 찍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웨덴은 근교 다른 국가와는 다르게, 커피가 들어온 역사 자체나 문화적 맥락이 특수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부분과는 거리가 멉니다.


Kaf(Kaif)

현재 스웨덴어로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사 Fika의 유래 언어로, 명사로 커피를 의미하는 Kaffe (커피)의 원형. Fika의 역순 배열로 만들어졌고, 스웨덴에서 19세기 말엽에 굉장히 유명했던 언어 패턴이라고 합니다.

 


#2. 커피, 어떻게 발전했을까?


스웨덴은 주변의 열강 국가인 영국이나 네덜란드, 프랑스와는 다른 커피 문화 발전의 뿌리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2명의 인물과 역사적 배경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 독일이나 유럽권 국가를 가보신 분은 이 비슷한 간판을 드럭스토어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스웨덴에 최초로 커피가 들어온 것은 주변국의 영향보다는, 기독교 주교들이나 왕들이 원정을 다녀올 때 가져오면서 유입되었습니다. 17세기 초에서 중순으로 알려져 있고, 초반에는 그 드럭스토어에서만 아주 소량으로, 비싸게, 남자들 그중에서도 고위 성직자에게만 거래되었습니다. 지금도 스웨덴 일부 지역에서는 apoteket에 가면 eco-coffee bean이라 불리는, 커피 원두가루를 살 수 있습니다.



스웨덴의 국왕 칼 12세. 검술에 뛰어났고, 러시아를 상대로 큰 전쟁에서 이겼지만, 결국 역으로 그들에 의해 자리를 빼앗기고 요절한 국왕. 


 스웨덴 내 커피 발전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칼 12세입니다.  그의 아버지에 이어

스웨덴 제국의 명망을 유지(러시아로부터 1700년의 전투에서 승리)했으나 러시아에 의해 결과적으로 전제군주제의 막을 내리도록 만들었고, 짧은 기간 동안의 재위로 요절했지만, 16~17세기 당시 중동권과 지중해 지역 일대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던 오스만 투르크 일대, 주변국으로의 원정으로부터 처음 커피를 맛본 그는 1705년 국내로 커피를 들여오게 됩니다. 지금의 인도네시아에 해당하는 자바섬을 중심으로 동인도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했던 네덜란드나 아프리카 및 아메리카 식민지와 노예들로부터 들여온 영국, 프랑스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커피가 들어오게 됩니다. 다만, 무역로를 통해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직자나 귀족, 그리고 남성의 일부만 초기에는 약처럼 음용되었습니다. 유럽 사상 근대적인 의미로는  대중에 기호식품을 처음으로 퍼트린 것이 그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의 커피 사랑은  귀족들로 하여금 커피타임을 급속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들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그 발전에 제동을 본격적으로 건 국왕, 구스타브 3세.  

 

커피 문화가 18세기를 거치면서 새롭게 스웨덴 사회에 적응해가고 있을 중요한 시점에 국왕의 자리에 오른 '구스타브 3세'가 바로 이 발전에 제동을 걸게 됩니다. 그가 재위한 1770년대는 사실상 가까운 나라 프랑스에서도 사회적 불만이 대외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1789년 프랑스혁명 직전)이었으며, 스웨덴 사상 최초의 빈민구제법을 만들고 프랑스 왕실과의 긴밀한 교류 확대와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을 통한 자유주의적 시장체제 도입, 종교적 관용 장려, 고문 폐지, 언론이 자유를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듯싶었으나 커피에 대한 그의 미신 하나가 결국 커피 문화를 대중화시키는 데에는 큰 장애물이 되었고, 1821년까지 커피가 대중화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커피는 건강에 매우 악영향을 끼친다! 그것은 다른 기호식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우 큰 정도의 것이고, 커피는 악마의 음료다!"  (1791)


그의 이런 과학적 근거는 빈약했던 미신 때문에 1791년에는 커피를 마시는 것에 대한 중과세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귀족들이나 왕족들이 커피타임조차 가질 수 없도록 법률을 제한합니다. 안 그래도 심각하게 급진적이었던 그의 개혁정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던 귀족들의 큰 반발과, 그의 금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원래부터 커피를 접할 수 없었던 시민들의 뇌리에서 꽤 오랜 기간 동안 커피 자체를 지워버릴 정도의 큰 파급력을 일으켰고, 이듬해인 1792년, 무슨 이유에 선지 46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암살되고 맙니다.



이후, 산업화와 함께 스웨덴에서도 사실상 근대사회의 태동이 강력해졌고, 지속된 전쟁으로 인한 빈곤과 핀란드, 덴마크와 비교했을 때 정치적 입지가 축소되고 사회 내부의 변화 필요성이 더 확대되었는데, 그것이 또한 커피 문화의 대중화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미 칼 12세를 기점으로 전제군주는 거의 막을 내렸고, 내부의 산업화로 자본가 계층이 등장하자 이들이 커피를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커피값이 해마다 인플레이션을 겪었으며, 동시에 사람들로부터도 커피가 소문이 퍼지게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커피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고, 1822년까지 정부에서 가격통제를 엄격히 통제하는 것을 포기하기까지, 적어도 1세기 동안 스웨덴에서의 커피 문화의 발전은 둔화되었습니다. 1820년대를 전후로 결국 커피가 대중화되었고,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죠.




#3. Fika는 어떻게 즐기면 될까?



방법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또한, 스페인에 있는 Siesta(낮잠 관습)처럼 자주, 여러 상황에 쓰입니다.





①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 회의, 휴식시간

② 사교적인 만남(가족, 친구) 자리

③취업 인터뷰

④가족, 친구 간의 담소



보통 이렇게 4가지 상황에 많이 적용되는데, 상식적인 대부분의 만남 자리에 적용 가능합니다. 30분에서 1시간가량의 주스, 차, 커피와 과자를 곁들여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면 됩니다. 보통은, 다음과 같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과자와 함께 드실 수 있습니다.


    

시나몬 맛으로 유명한 Kanelbulle. 스웨덴의 대표적인 티타임 스낵입니다.


Chokladbollar. 단 것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안성맞춤!


Fika(피카)가 스웨덴인에게 특히 유행인 이유는 갈등을 싫어하고 대화로 풀어가려는 스웨덴인의 성격 일부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를 기념하고, 4월 이후 스웨덴이 시끌벅적한, 그들이 사랑하는 햇빛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면, 발코니(Balkong)나, 공원 등지에서도 즐기곤 합니다.



일반적인 스웨덴 가정의 발코니 (Generallt balkongen i Sveriges huset)



#4. Fika와 관련된 스웨덴어 표현


① Skulle vilja du fika med mig?

 Skulle vilja (Would like to)+Du (You)+Fika (Take a coffee/fika)+med(with)+mig(me)?

한국어로 번역하면, "커피 한잔 할래요?"의 정중한 표현!

② Skall / Kan vi fika nu?

 Skall (Shall) / Kan(Can)+Vi (We)+Fika (Take a coffee/fika) + Nu(now) ?

1번보다는 덜 정중하지만 일반적으로 쓰는 말.  

③ Gå för fika!

 Gå(go) + och (and) + Fika(take a coffee)!

가장 덜 정중하지만 상투적인 말로, Fika를 하러 가자고 할 때 쓰는 말입니다.



 


첫 번째 포스팅으로, 지금까지 스웨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피카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발전되어왔으며, 어떤 모습으로 즐기면 되는지, 관련된 표현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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