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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 Aug 25. 2022

카카오의 숏폼은 틱톡, 릴스, 쇼츠와 어떻게 다를까?

다음 포털 뉴스탭에 생긴 '오늘의 숏'의 탄생 배경

2022년 8월 25일. 카카오 입사 후 오픈한 두 번째 프로젝트 '오늘의 숏'.

다음 포털의 뉴스탭에 숏폼 영상이 담긴 영역이 새로 생겼다. ▶︎ https://m.daum.net/


이미 기존의 숏폼 강자로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가 있는데 

카카오의 숏폼은 어떻게 다를까? 그 배경을 알아보자.


우측 이미지에 보이는 '오늘의 숏' 영역


우선 요즘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생각해보자. 뉴스는 어떤 포맷으로 제공하는 게 가장 좋을까?


1. 텍스트 기사

뉴스는 텍스트 기사로 접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익숙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빽빽한 줄글과 맥락 없이는 파악하기 힘든 용어들을 '어렵다', '지루하다', '읽기 귀찮다'라고 느끼는 사용자의 수가 적지 않다.


2. 롱폼 영상

그렇다면 롱폼 영상은 어떠한가. 요즘엔 10분, 아니 5분짜리 영상도 길게 느껴져 2배속으로 설정하거나 스킵 버튼을 꾸준히 누르면서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그렇게 보면서도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지 않는다.


3. 숏폼 영상

숏폼의 경우에는 어떨까? 현재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숏폼' 콘텐츠들은 정보성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클릭률을 유발하기 위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와 가짜 뉴스 등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여러 가지 고민 후에 나온 결론은, 

카카오만의 새로운 숏폼형 뉴스와 콘텐츠에 도전해보자는 것이었다.




바야흐로 숏폼(short-form)의 시대. 모바일 화면에 맞춘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짧아진 어텐션 스팬에 맞는 1분 이하의 영상 길이는 이 시대의 흐름과 주요 콘텐츠 소비층의 행동 패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유행하고 있다는 이유를 제외하고 따져보자.


숏폼이라는 영상 형식이 가진 매력은 바로 쉽고 빠르게 '핵심'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액기스'만 쏙 골라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하는 시간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즉 콘텐츠의 '가성비'가 좋다는 얘기다.


이런 포맷에 알차고 유익한 정보를 담는다면?

누구에게나 쉽고 간단하게 중요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1020 에게는 익숙하고 편한 형식으로 다가가 핵심적인 정보만 쏙쏙 골라 알려주고,

4050 에게는 항상 챙겨보던 소식도 새로운 형식에 담아 신선하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플랫폼 차원에서도 기존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영상 포맷으로의 확장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의 숏'이다.

카카오 미디어데이 엔케이의 발표 (https://www.youtube.com/watch?v=836fyfZFLL4&t=543s)


오늘의 레시피, 오늘의 운동, 오늘의 힐링 같은 말랑말랑한 콘텐츠부터 

오늘의 뉴스, 오늘의 날씨, 오늘의 경제 소식 등 매일 챙겨보고 싶거나 조금은 어렵다고 느껴졌던 주제들까지

'하루 한 알 종합 영양제'처럼 하루 1분의 영상만 시청하면 꼭 필요한 정보는 챙겨볼 수 있게끔 구상했다.


누구나 세상의 다양한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것이 

지루하거나 귀찮거나 어렵거나 미루고 싶은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고 

평소에도 습관적으로 즐겨보는 콘텐츠처럼 쉽고 간단하고 재밌을 수 있도록.




'오늘의 숏'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리서치를 했다.

그리고 실제로 해외에서는 여러 언론사에서 직접 이런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더 잘 알게 되었다.


미디어오늘 기사에서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틱톡 전쟁'이라고 규정하기도 했을 만큼 소셜 동영상 플랫폼은 그 엄청난 영향력과 파급력으로 뉴스 유통의 새로운 장으로 떠오르고 있고, 전통 언론사들마저 "텍스트보다 영상, 뉴스보다 인물에 관심이 많은 이 세대 특성을 반영한 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가디언(The Guardian)과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의 틱톡 계정들


전통 언론사인 가디언(@guardian)과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post)는 공식 틱톡 계정을 통해 다양한 사회 현상과 쟁점을 알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악수하지 않기,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같은 것들을 교육하는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경찰의 잔인한 폭력을 계기로 시작된 비폭력 시민 저항 운동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운동을 비롯해 조직적인 인종 차별주의, 흑인 기자들의 근무 환경을 다룬 영상도 제작했다."


즉, Z세대들에게 익숙한 언어, 친근한 이미지, 흥미로운 콘텐츠 등과 '저널리즘'을 결합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뉴스를 쉽고 간단하게 소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온 지 약 5년이 지났다.

"왜 또래 친구들은 뉴스를 읽지 않을까?" "왜 나도 뉴스를 읽기가 꺼려지는 걸까?"

생애 첫 투표를 앞두었던 22살 대학생이 27살 직장인이 되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같은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서비스를 기획하여 런칭해보기도 했고,
전 국민이 보는 콘텐츠 피드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기획하고 구현해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드는 생각은

Z세대라고 불리는 현시대의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기성세대들과 정말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보고 먹고 느끼고 입고 가고 찍고 즐기고 공유하고 생활하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전부 다르다.

틀림이 아닌 다름. 그저 시대적 배경과 성장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이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다름을 해결하는 방법은 그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따라가는 것뿐인 것 같다. 

따라서 기성세대의 방식, 레거시 미디어에 그다음 세대를 끼워 맞추려는 시도는 먹히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건 다른 누군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나의 20대를 투자하면서까지 계속 이 본질적인 고민을 하는 이유다.


이번 프로젝트도 사실 나에게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도전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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