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식은 오류 투성이입니다.
우리는 교육과 공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인식의 한계와 오류에서 벗어나기 매우 힘듭니다.
에른스트 하인리히 베버는 1834년 경 중대한 사실 한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인식할 때 변화의 절대량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상대량을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쟁반을 들게 한 다음, 쟁반 위에 가벼운 물건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무게를 올리면서 어느 시점에 변화를 감지하는지 말하게 했습니다.
단순히 대략 1kg 정도 변하면 알게 되지 않을까, 500g 정도만 되어도 알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내가 들고 있던 무게에 따라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무게가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아주 이상하게도 그 비율이 일종의 상수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상수의 값은 대략 30분의 1입니다. 즉 원래 무게의 30분의 1 정도가 변하면 그때 변화를 감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쟁반의 무게가 3kg였다면 그 30분의 1인 100g 정도를 올렸을 때 무게의 차이를 느낄 것입니다. 만약 30kg였다면 1kg는 변해야 알 수 있었겠죠.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인식이 완전히 고무줄임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1만 원은 큰돈일까요? 1만 원짜리 물건을 2만 원 주고 사려면 1만 원은 매우 큰돈입니다. 그런데 1000만 원짜리 물건을 살 때 1001만 원을 주고 사는 것에 사람들은 큰 거리낌이 없습니다. 999만 원으로 깎는 것에도 큰 감흥은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비율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매우 큰 오류를 불러일으킵니다. 왜냐하면 배경값, 시작값의 크기에 따라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최솟값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이먼 그론딘과 피터 킬린은 장기간 음악 교육을 받은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6초, 12초, 18초, 24초의 시간 경과를 맞춰보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은 시간 간격이 길어질수록 오류가 커졌습니다. 예를 들어 6초 간격일 때 1초씩 틀렸다면 24초 간격일 때는 4초씩 틀렸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전문적 음악 교육을 받은 이들은 시간 간격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오류가 감소했습니다. 이들은 상대적 기준이 아니라 자신만의 어떤 절대적 기준에 따라 시간을 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비슷한 예로 경험치가 높은 바텐더들은 어떤 형태의 병으로 어떤 형태의 컵에 술을 따르더라도 요구받은 양을 정확히 따릅니다. 만약 병의 무게나 형태에 따라서 술을 따르는 양이 달라진다면 그것은 상대적 무게 변화 같은 변화하는 값이 기준이 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바텐더들 역시 전문적 음악 교육을 받아 시간에 대한 정교한 절대적 감각을 가진 것처럼, 그들 나름대로의 내부적 규준을 갖고 술을 따른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시간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리듬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사실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교육, 공부, 훈련 등이 우리가 가진 태생적인 인식의 오류를 어느 정도 걷어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관은 필요한 것이지만 직관은 매우 큰 오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단순한 감각으로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짐작할 때, 그것은 처음의 값의 크기에 매우 큰 영향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작았던 오류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엄청나게 커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느냐에 대해 부분적인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뭔가를 배우고, 연습하고, 가끔은 혹독한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그래야 오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적 감각으로 무엇인가를 처리하고, 그에 따라 성공을 한다면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그 공식이 통하진 않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 운을 타고나진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많은 오류를 안고 태어납니다.
아주 정확히 뭔가를 몇 번 잘 해내는 것도 성공적인 삶을 사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보통의 삶에서라면 아주 잘못된 뭔가를 가능한 적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삶의 오차를 줄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전문성이 필요하며, 전문성에는 필연적으로 공부와 훈련,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