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에 중독이 되면 그것을 점점 더 원하게 됩니다. 그 물질을 사용하거나, 그 행동을 함으로써 얻는 보상이 계속 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도파민과 보상 중추 - 쾌락 중추라고 불리기도 하는 -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개념이 되었습니다. 1954년에 제임스 올즈와 피터 밀너에 의해 우연히 보상 중추가 발견되고, 1957년에 아비드 칼손과 캐서린 몬태규에 의해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규명된 이후, 도파민과 보상 중추의 조합은 세상의 모든 중독과 강박적 사용을 설명하는 완벽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현재 유행하는 개념 중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도파민이 중독 발생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는 도파민의 역할에 대한 오해에서 발생합니다.
흔히 우리는 도파민이 분비되면 그 자체로 쾌락, 보상감, 즐거움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파민 시스템은 주로 무엇인가를 원하는 과정(wanting)에 관여합니다. 반면 쾌감, 편안함, 즐거움을 주는 좋아하는 과정(liking)에 관여하는 다른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는 주로 엔돌핀, 엔도카나비노이드 같은 물질이 개입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 몸의 모든 시스템은 음성 되먹임에 의해서 작동합니다. 즉 뭔가가 너무 높으면 낮추고, 뭔가가 너무 낮으면 높임으로써 일정한 상태, 즉 항상성이라는 것을 유지합니다. 체온, 체내 수분의 양, 체중, 혈당, 혈압, 그 모든 것이 음성 되먹임에 의해서 조절됩니다. 뭔가를 원한다는 느낌, 뭔가를 좋아한다는 느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우리가 우연히 뭔가를 취득했다고 해보죠. 음식일 수도 있고, 특정한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 느껴지는 보상감이 예상보다 훨씬 좋다고 하면 이 시점에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아 이것은 중요하다”는 정보를 학습합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같은 것을 얻을 것으로 생각되면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얼른 그걸 취해!”라고 우리를 추동질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예상보다 더 높은 보상감이 느껴진다면 도파민의 분비량은 증가하며 중요도가 증가합니다. 반대로 예상에 비해 별로라고 하면 도파민의 분비는 감소하며 중요도 역시 감소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그 뭔가를 했을 때 좋아하는 느낌에 관여하는 시스템, 즉 liking 시스템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뭔가를 했는데 그것에 의해서 엔돌핀이나 엔도카나비노이드 같은 물질이 분비되면서 쾌감, 안락감 등을 줍니다. 그래서 다음에 그것을 원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위에서 말한 도파민 시스템, wanting 시스템이 관여하겠죠. 그런데 다음번에 그것을 또 하고 나면 예전에 비해서 쾌감이 좀 덜해집니다. 하면 할수록 쾌감과 보상감은 약해집니다. 음성 되먹임 때문에 그렇습니다. 과도한 쾌감이라고 생각되면 그것을 누르는 과정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시스템은 이런 식으로 서서히 둔해집니다.
뭔가를 원해서 했는데, 그것으로 인한 쾌감이 예상보다 줄어든다고 하면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도파민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그것의 중요도가 떨어집니다. 그런 식으로 원하는 정도도 줄어들고, 다음번에는 그것을 했을 때 좋아하는 정도도 줄어들고, 다시 원하는 정도가 줄어듭니다. 원하는 시스템도 역시 음성 되먹임에 걸리니까요. 그러면서 서서히 그것에 대한 갈망도, 그것에 의한 쾌감도 줄어듭니다. 그리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찾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뭔가에 질리고, 새로운 것에 끌리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마약 같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중독 물질의 악마적인 유해성이 고개를 듭니다. 마약이 좋아하는 시스템의 둔감화, 즉 내성을 만드는 과정은 여느 물질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용하면 할수록 그것으로 인한 쾌락은 줄어듭니다. 우리의 시스템은 쾌락의 정도를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약이 도파민의 분비를 강제적으로 자극한다는 것입니다. 정상적 상황이면 쾌감이 줄어들면서 도파민 분비도 줄어들어야 합당합니다. 그런데 마약으로 인해 도파민의 양이 억지로 늘어나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마약의 중요도는 끝없이 상승하고, 그것을 원하는 마음, 갈망감 역시 끝없이 치솟습니다. 하지만 마약을 사용한다고 해도 상방이 막혀 있는 좋아하는 시스템은 이미 둔해질 대로 둔해져 예전과 같은 쾌감은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 원하게 됩니다. 참혹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안다고 해서 우리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뭔가에 대해서 아는 것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임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좋아해서가 아니라 원해서 반복하고, 그래서 중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