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스템 vs. 여러 가지를 훑어나가는 시스템

by RayShines

정신을 집중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격언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배고플 때는 밥이 맛있으니 많이 먹으라는 격언이 없으니까요. 우리는 왜 이리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주의력, 혹은 집중력,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이것은 매우 한정된 희소자원입니다. 게다가 쉽게 고갈되기도 합니다. 눈앞에 펼쳐둔 책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해도 금세 스마트폰을 스크롤하거나, 일을 하려고 랩탑을 켜두고는 유튜브를 보게 되는 일이 얼마나 흔한가요. 대체 왜 이럴까요.


아무리 한 가지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주의력이 여러 곳으로 분산된다는 사실은 우리가 주의력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뭔가 한 가지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을 막는 시스템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왜 이런 모습일까에 대한 답을 찾을 때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이 아주 오랜 전 우리 선조들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때와 지금은 환경이 다르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아시다시피 DNA가 변화하는 속도는 환경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대 사회는 과거와 아주 다르지만 우리는 10만 년 전에 살던 선조들의 DNA와 크게 다르지 않은 DNA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의 선조들이 살았던 아주 위험한 환경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언제 어디서 포식동물이 튀어나올지 모르고, 길을 잘못 들면 독사가 우글거리는 골짜기에 갇힐 수도 있습니다. 향긋한 향이 난다고 아무것이나 함부로 먹으면 설사와 구토를 하다가 탈수가 일어나 죽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환경에 살고 있다면 무엇인가 한 가지에 너무 골똘히 집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최대한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생존의 확률을 높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우리에게 두 가지 주의력 관리 시스템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는 배쪽 주의 네트워크(ventral attention network, VAN)라고 불립니다. 이 네트워크의 역할을 면밀하고 끝없이 주변 상황을 감시하면서 위협이 될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빨리 감지해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VAN은 뭔가 한 가지를 골똘히 생각하고 거기서 의미를 추출해 내고, 상황을 재구성하는 과업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습니다. 대신 주의력을 계속 360도로 흩뿌리면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레이더 역할을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역할, 즉 우리가 집중한다는 말을 쓸 때의 그 주의력을 관장하는 부분을 등쪽 주의 네트워크(dorsal attention network, DAN)이라고 부릅니다. DAN는 정신일도 하사불성에 쓰이는 네트워크로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정보에서 의미를 추출해 낼 때 쓰입니다.


문제는 등쪽 주의 네트워크가 작동될 때도 우리의 배쪽 주의 네트워크의 감시탑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했을 것입니다. 머리 위 높이에 매달려 있는 잘 익은 열매에만 정신이 팔려서 나뭇가지 위에서 표범이 나를 노리고 서서히 기어내려고 있는 것을 눈치 못 채서는 매우 곤란한 일이 발생할 테니까요.


따라서 우리가 뭔가에 매우 집중하기 어려운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위협에 끝없이 대비하고 있고, 정말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아주 빠르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다가, 혹은 하는 척하다가 연필이 굴러 떨어질 때 번개처럼 낚아채는 데 성공하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정말 최고의 주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거기에는 정답이 없겠지만, 한 가지 명확한 오답은 있습니다. 인간은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주의력을 가동하기 어렵습니다. 너무 위협적인 환경에 살거나, 만성적인 가정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이 산만해지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뭔가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은 치명적 위협에 노출될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서는 차분하게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보다 과각성 상태에서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특히 이 논리는 어린아이들에게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아이들이 정말 뭔가 한 가지에 빠져들어 해내길 원한다면 어른들이 해야 할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입니다.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일일 공산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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