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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삼류 Jan 27. 2022

김치예찬

김치를 사랑하는 사람

우리는 가끔 너무 맛있는 김치가 있으면 김치를 먹기 위해 밥과 고기, 면 요리를 만든다. 김치는 우리 고유의 식문화가 맞고 자랑스럽게 여길 가치가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을 불러 김치만 딸랑 주는 것은 아래의 예와 같다.

 예) 이탈리아에서는 피자를 먹을 때 맵게 먹는 사람들을 위해 페페론치노를 넣은 매운 올리브오일과 파프라카 파우더를 준다. 이것은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음식중에 가장 훌룡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탈리아 음식을 알리겠다고 피자없이 페페론치노오일과 파프리카 파우더만 종이컵에 딸랑 담아주면서 맛있지않냐고 먹어보라고 하면 너무 킹받을 것이다.


김치는 샐러드도 피클도 아니다. 샐러드는 하나의 요리고 소금보단 식초와 오일을 주로해서 소스를 만든다. 간혹 웜샐러드라는 개념이있으나 그건 김치와 비교대상이 아니다. 예전 방송에서 한식을 알린다는 취지로 외국에서 외국인들에게 익은 김치보다 덜 부담스러운 겉절이를 주는데 일종의 샐러드처럼 설명했다. 그것은 명백히 틀린 설명이다. 그리고 두 번째 피클의 종류라고 볼 수 없다. 김치와 피클은 신맛이 난다는 공통점이있으나 김치의 신맛은 발효과정에서 나오는 신맛이고 피클은 애초에 식초끓인물을 넣고 만들어서 신맛이나는 것인데 그 둘을 비슷하다고 말할순없다. 물론 음식을 먹을때에 김치가 피클의 대용이될순있으나 조리법의 차이가 크다. 다이어트중에 쌀밥대신 바나나를 먹는다고 쌀밥을 과일이라고 부를순없으니.


 김치는 단독으로 세계화할수 없는 음식이다. 김치를 알리고 싶으면 먼저 불고기를 알려야한다. 불고기는 단맛이강하다. 그리고 쌀밥도 결국엔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단맛이있다. 불고기에서 분명 짠맛이 나니까 단짠의 조화가 좋다고 생각할수있으나 음식에 산미가 없으면 금방질린다. 그렇기 때문에 단짠의 조화가 좋은 불고기와 쌀밥 사이사이에 산미가 있는 김치를 먹어주면 그 밸런스가 알맞다. 두 번재 서양인들은 국을 먹지않는다. 콘소메같은 스프가있긴하지만 그것을 한국의 국문화와 비교할수가없다. 외국의 스프는 루를 베이스로해서 점도를 낸다. 또는 토마토소스 베이스라면 스파게티면을 조금 넣는다던가 그리고 호주에서 경험했던 스프는 마지막에 약간의 전분물을 넣는다. 이미 탄수화물이 있으니 가벼운 빵한조각정도와 함께먹는다. 그리고 서양에선 감자를 굽거나 튀기거나 으깨서먹거나 앞서 말한 듯이 빵을 먹는다. 감자와 빵은 김치와 어울리지않는다. 그나마 어울리는 건 면이다. 그러나 보통 스파게티를 주식으로하는 서양에선 김치의 니즈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대표적인 토마토소스는 일단 토마토자체의 산미가있기 때문에 굳이 김치를 더해 먹을 필요가없고 그 외의 소스로 만들어지는 파스타들도 김치와는 별로 어울리지않는다. 깔끔한 피클과는 밸런스가 맞다고 생각한다. 굳이 서양인들에겐 피클이라는 훌룡한 대안이있는데 구태여 자신들에게 익숙하지않은 향신료들로 버무려져 먹기힘든 김치를 먹을 이유가없다. 그리고 찰진 식감을 좋아하는 서양인들은 별로없다. 거의 날라다니는 쌀을 주로 더 소비한다. 그런 쌀은 국과 맞지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다양한 국 문화를 먼저 알린다면 김치를 더 맛있게 소비할 수 있는 발판이될 것이다. 미역국은 맵지않고 밸런스가 좋은 음식이고 소나 참치 조개등을 사용해서 만들면 만들기도쉽고 접근하기도 좋은 음식이다. 그 외에 된장국도 괜찮다. 외국에살 때 한국시금치를 구하기 어려워서 베이비스피니치를 사용했는데 훌룡했다. 된장국 또한 이미 익숙한 미소라는 음식이있기에 어렵지않게 다가갈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소고기뭇국도 굉장히 외국인을 타겟팅하기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뿌리는 후추가 굉장히 매력적인국이고 맵지않고 김치와도 밸런스가 좋은 음식이다.


 마지막으로 그나마 김치와 어울리는 외국음식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곰곰이 생각해본결과 딱 하나의 음식만이 떠올랐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음식 쌀국수(pho)다. 물론 현지에선 국에 라임을 짜 넣기 때문에 이미 국물에서 기분좋은 신맛을 느낄수있지만 김치와 함께 즐겨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내가 여행을 한 많은 나라중에서 한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국음식을 한번도 생각나지않게만든 나라였다. 99프로의 로컬식당이 훌룡했다. 그리고 국물을 먹을수있었기 때문에 한국인인 나에게 더 맞았던것같다.


 김치는 굉장히 많은 종류가있고 그것을 굽거나 찌거나 볶거나 끓이거나할 수 있다. 또한 김치를 담그는 방법도 천차만별이고 좁은나라지만 지역별 특색도있다. 그리고 김치를 만들 때 들어가는 중요한 재료인 젓갈도 무궁무진한 매력있는 음식이다. 또한 김치는 수많은 조리법과 다채로운 재료(육류,채소,해산물)와 함께 조리했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그리고 수많은 한국음식에 거의 무조건있어야하는 반찬이다. 굉장히 훌룡한 음식이다. 그래서 이 맛있는 김치를 제대로 맛있게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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