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과하지 않아야 한다.

10년이 넘게 벼르던 다짐을 실천했다.

by nAmsoNg


평소에는 바쁜 일상을 핑계로 모든 끼니를 대충대충 챙기는 편이다. 생존에 꼭 필요한 정도만 주입하는 정도라면 적절할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주말에 쉬기라도 하면 식탐이 하늘을 찌른다. 평소에 못 챙겨 먹은 보상심리가 심술궂게 작용하는 듯하다. 무엇이든 먹다가 모자라면 짜증이 나니 넉넉하게 차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치킨 한 마리면 딱 적당하면서도 떡볶이도 함께 시키고 어제저녁에 남은 고기도 마저 굽는다.

갑자기 진수성찬이 된다.

술을 한 잔 곁들어 먹지만 소주 한 병을 모두 마셔도 음식을 다 먹지 못하니 술을 한 병 더 꺼낸다.

먹다 보면 배는 부른지만 남기기 애매한 정도의 음식들 때문에 또 갈등이 생기고 결국은 뱃속으로 마저 밀어 넣는다. 복어처럼 부풀어 오른 배로 뒤뚱거리며 식탁을 치우다 보니 한심스럽기도 하다.

소화를 시킬 겸 산책이라도 나가야 하는데 배가 불러 귀찮으니 쇼파에 몸을 맡기고 리모컨을 든다. 악순환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좀처럼 움직이기가 귀찮다.

그렇게 티비를 보다 보면 내일 출근을 위해 잠자리에 들 시간이 온다.

하지만 여전히 배는 들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부룩한 배를 보면 필요 이상으로 욕심을 부린 스스로가 탐탁지 않지만 습관을 쉽게 바꾸긴 힘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맛있는 것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 음식에 대한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며 살고 있었다.

뱃속에 음식을 잔뜩 집어넣고 헐떡이는 나의 모습은 언제나 미련해 보였다.


요즘은 십 년 가까이 이어온 나쁜 식습관을 말끔히 바꿔버렸다.

넘치지 않게 소식(小食)을 실천 한지 벌써 한 달이 되어간다.

건강검진으로 딱히 어떤 병명을 진단받은 것은 아니지만 주의를 요하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것은 10여 년간 마음속으로만 다짐하던 <절제>의 역량을 발동시키는 동기가 되었다.

나는 바로 술과 담배를 끊고 배부르지 않게 먹기 시작했다. 몸에 좋지 않은 식습관은 모두 바꿨다. 늦은 퇴근 후 먹는 식사와 야식도 일절 하지않았다. 튀긴 것은 되도록 줄이고 적당한 육류를 먹고 채소와 과일의 양을 늘렸다.

금주의 허전함은 달리기를 하면서 달랬다. 아침에도 한 시간 가까이 달리기와 맨몸 운동을 병행했고 퇴근 후에 술이 생각나면 밖으로 나가서 달렸다.

하루에 한두 끼만 먹던 것도 끼니를 챙기기로 했다. 아침에 달리기가 끝나면 아침을 챙겨 먹고 점심 먹는 시간은 알람을 맞춰놓고 지키려 노력했다. 퇴근 후에 배가 고파도 부담스럽게 먹고 자는 일이 없었다.

이렇게 한 달 가까이가 되어가니 몸이 너무도 가벼워졌다.

예전처럼 목구멍으로 음식을 구겨 넣고 거북하게 튀어나온 배를 바라보며 한탄하는 일도 없었다. 절제하지 못해서 망가져가는 몸을 바라보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직은 웨이트를 하지 않아서 몸매가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옆구리의 군살도 많이 빠지고 덮여 있던 식스팩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배부르지 않게 먹고 매일 운동을 하니 몸이 가볍고 항상 상쾌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특히 달리기에 매료되어 요즘은 다음 날 달리기할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한 달 동안 달리기를 위한 워밍업도 충분히 된 것 같아서 다음 달엔 5km 마라톤도 신청했다.

한 달 동안 이어온 맨몸 운동도 부족함이 느껴져서 이참에 몸이나 만들어 볼 참으로 헬스장도 등록했다. 아직 오픈전인 곳이라 한 달 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소식(小食)이 실천으로 이루어지자 곰곰이 스스로를 돌아봤다.

<나는 평소에 욕심을 부리고 과하게 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다행히 습관이 될 정도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다음 차를 바꿀 때 좀 더 좋은 차로 바꾸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긴 했지만 아마도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소박하게 조율이 될 것 같다.


과하지 않은 것을 실천해 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낀다.

앞으로 내 인생에서 내가 무언가 손에 넣으려 할 때 과하게 욕심을 내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다.

지금 이 생활이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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