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과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게으른 아침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벼르던 시간이 두 달이나 지났다.
아침에 늦게 일어날 때마다 짜증은 쌓여갔다. 낙오자가 된 것 같고 소중하게 설정한 10년 후 목표에는
근처도 못 갈 것 같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히고 소름이 끼쳤다.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어떻게든 나를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계획 같은 것 필요 없이 일단 움직여 보기로 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1일 1런, 17일 달리기 미션을 신청해서 5만 원을 접수했다. 돈이 들어가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17일을 성공하면 돌려받는 돈이니 의지를 다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강제성이 있더라도 목표는 만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문제였다.
진지하게 문제를 분석했다.
눈을 감고 나의 행동 패턴을 떠올렸다. 모든 장면이 독립영화의 아마추어 필름처럼 돌아갔다.
늦은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먼저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며 유튜브로 부동산 관련 정보나 동기부여 영상을 본다. 소화를 시킬 겸 소파나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는다.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글그램>에 짧은 글을 써서 인스타에 올리거나 <세줄일기>로 나의 하루를 기록한다.
그쯤 되면 12시30분 정도가 된다. 눈에 잠이 오기 시작한다. 왠지 그냥 자긴 아쉬움이 든다. 일하고 동기부여시키고 공부하고 하루 중 나만의 시간만 쏙 빠진 느낌이다. 이젠 좀 풀어져도 되는 시간일 것 같다.
소파에 몸을 흩어놓고 유튜브를 켠다. 강철 부대를 보거나 코미디 꽁트 또는 일반인 몰카를 보며 잠시 시간을 죽이며 아무 생각 없이 쉰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몇 개만 보려던 영상은 새로운 영상을 만나며 계속 이어진다. 유튜버들은 영상을 참 잘 만든다.
그렇게 새벽 2시가 되면 홀린 듯이 침대 위로 올라간다. 얼마나 시간을 악착같이 쓰려는 것일까?
잠들기 전까지도 나의 웃음건강을 위해 좀 전에 보던 영상을 마저 켠다. 깜빡 졸아 핸드폰을 얼굴 위에 떨어트리고 나서야 폰을 끄고 눈을 감는다. 감쪽같이 잠들어버린다. 침대 위에서 뒤척이지 않고 잠들었느니 시간을 알뜰하게 쓴 것만 같지만 뭔가 개운하지 않다. 핸드폰도 내 머리 맡에서 함께 잠을 잔다.
아침이 되면 핸드폰 알람이 요동친다. 일어나기 위해서 장착해둔 동기부여 메세지가 울리고 아들이 녹음해 준 알람용 목소리가 고막을 두들긴다. 하지만 손은 눈보다 빠르다. 재빨리 알람을 제압하고 눈꺼풀만 살짝 덮은 잠을 이어간다. 두 번째 알람도, 세 번째 알라도 제압하고 나면 항상 눈이 떠지는 그 시간쯤 일어난다. 푹 잔 것 같은데 알람을 껐다는 죄책감에 아침부터 짜증이 밀려온다. 절대 상쾌한 아침일 수 없다.
나는 여기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핸드폰을 보다가 잠이 들고 내 옆에 폰을 두는 것이다. 늦게 자는 것도 문제고 핸드폰이 나와 너무 가까이 있다. 알람을 끄려면 일어나서 몇 걸음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거리에 핸드폰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끄고 다시 돌아와 누우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순간은 나의 의지를 믿어보기로 했다.
어제부터 바로 실천했다.
책을 읽고 다른 영상은 보지 않고 평소보다 일찍 침대로 향했다. 핸드폰은 안방 입구 협탁에 올려두었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자니 허전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자 평소에 울리던 알람이 방문 입구에서 들렸다. 침대 위를 좌로 소이동하며 두 바뀌쯤 구른 후 몸을 일으켰다. 알람을 끄자마자 욕실로 향했다.
감긴 눈을 억지로 뜨고 거울을 보며 씩 웃었다. 성공이다! 다시 되돌아가 눕지만 않으면 된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니 완전히 잠이 깼다. 음악을 틀고 달리기를 했다. 돌아와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아침도 챙겨 먹었다. 평소보다 1시간쯤 일찍 출근해서 이렇게 글도 쓰도 있다.
성공적인 아침이었다.
특히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혼자 생각할 시간, 혼자 무언가에 집중할 시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
늦은 밤 혼자 깨어 있는 시간은 하루 중 유일한 나만의 시간이었다. 이제 그 시간을 아침에 먼저 쓰려 한다.
뚜렷한 이유나 과학적 근거는 난 모른다. 몇 차례 해보니 그 방법이 생체리듬상 훨씬 효율적인 것 같다.
그리고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아침시간을 잘 사용했다고 한다. 모르면 일단 따라해보는게 방법이다.
따라 해보면 나만의 방식이 생긴다.
두 달이나 골머리 썩게 했던 문제가 해결되니 너무 상쾌하다.
나의 목표가 성큼 다가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제 침대는 핸드폰 출입 금지구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