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영을 책으로 배우다!

접영 못하는 수영 쌤

by nAmsoNg



4월에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을 하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2학기에 바로 가능하기도 했지만

군대를 다녀온 이상 등록금은 내가 벌어서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를 결심했다.

단양에서 래프팅가이드로 첫 알바를 시작했다. 단양이 고향인 군대동기가 소개해줬다. 군대에서 보트운영하는 방법과 라이프가드(인명구조요원)자격을 취득하였기 때문에 자격은 충분했다.

군에서의 라이프가드 취득은 사회에 나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군에서 배려해 준 조치였다. 어차피 2개월이란 시간동안 매일 물속에서 살아야 했던 훈련 특성상 하는김에 조금 더 해서 라이프가드 취득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교육생 200여명 중 합격자는 불과 100명 정도로 기억한다. 이론에서 떨어지거나 영법평가에서 떨어진 동기들이 많이 있었다. 여기서 취득한 라이프가드 자격이 이렇게 오랜 시간 나의 밥줄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나는 정말 20대에 잠깐 하고싶었던 꿈일 뿐이었다.


보트를 타는 일은 너무 재미있었다.

항상 물옆에 있으며 자연속에 녹아 있는 생활이 만족스러웠다. 레크레이션으로 보트에 탄 손님들을 리드하고 내 계획대로 계곡의 급류를 타고 내려올 때 희열을 느꼈다. 매번 모험을 하는 기분에 심장에선 쉬지 않고 신선한 피를 뿜어내는 듯 상쾌했다. 하지만 래프팅은 시즌 영업이었다. 계곡의 물이 차가워질 때쯤 나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바로옆의 퍼즐을 만난듯 나와 꼭 맞는 일이었기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서울에 올라가면 뭘 하며 돈을 벌지?>

함께 래프팅을 했던 후배는 내가 가진 라이프가드 자격증을 이야기 하며 그 자격증이면 수영강사가 가능하다고 조언해주었다.

<고~뤠~~!?> 또 다시 심장이 뛰었다. 수영강사를 한번 쯤 해보고 싶었던 고교시절의 야무진 상상이 현실로 내앞에 서 있었다. 내가 찾아가 두드리기만 하면 되었다.

스포츠 관련 구직사이트에 가입하고 광명의 한 수영장과 남구로에 새로 오픈하는 수영장에 입사원서를 냈다.

지금 이 업계의 팀장으로 근무를 해보니 당돌한 선택이었다. 자격증만 있을 뿐 강습경력도 없을 뿐더러 접영도 하지 못했다. 해병대수색대를 갓 제대한 무서울 것 없는 젊은이의 눈은 항상 반짝였고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남구로스포츠센터에서 면접을 볼때 과장님이 이력서를 훓어보시고는 질문하셨다.

<막 전역했네요? 강습경력은 없고...라이프가드면... 접영은 되나요? >

내가 우려했던 부분이었지만 자신있게 대답했다

<배울 준비가 되어 있고! 일주일만에 배울 수있습니다.! >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실었고 나의 눈빛은 당장 전쟁터에 나가 적군 100명은 해치울 수 있다는 결의에 찬 눈빛이었을 것이다.

과장님은 씨익 웃으시더니 출근하라고 하셨다. 정직 풀타임 자리가 없어서 저녁 파트근무로 결정났다.


저녁7시가 첫 수업이었기 때문에 나는 1시까지 출근해서 6시까지 접영을 배웠다.

배웠다기 보다는 독학으로 연습 했다. 전철에서 읽은 수영교본을 떠올리며 말이다.

그 시절만 해도 선배들이 강습법을 알려준다거나 노하우를 전수해 준 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누라와 차는 빌려주지 않는다는 말과 빗대어도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그들에겐 소중한 자산이었다.

종종 화장실로 향하던 선배들은 딱 한번에 던지기 좋을 정도의 조언을 던져주었다. 그 것들이 물에 가라앉기 전에 빨리 몸으로 습득 하는 것이 내가 접영을 배우는 최선이었다. 지금 내게 배우는 신입지도자들은 그때의 나 보다 훨씬 빨리 영법을 습득한다. 왜?! 일단 내 동료가 될 지도자니 빨리 수준급의 지도자로 키워야 한다. 당연히 영법은 물론 지도법까지 내 모든 노하우를 가르쳐주니 습득이 빠르다. 옛 선배들의 조언이 날것의 음식이라면 나의 조언은 먹기좋게 익혀서 밥상까지 차려 놓은 진수성찬에 가깝다. 뭐든지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그 마저도 못가져가는 신입지도자들을 볼 때면 속으로 한숨이 나온다. <라떼는 말이야~>하며 설교를 늘어 놓고 싶지만 꼰대가 되어 갓 시작된 만남에 거리를 두기 싫어서 참을 때가 많다.

나도 그때 누군가 이렇게 가르쳐줬다면 한 달동안 화장실도 가지 않고 5시간씩 접영을 연습했던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 자신있게 일주일만에 배우겠다던 접영을 나는 한달이 걸려도 연수반 회원보다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처음 물에서 자존심이 깨지던 순간이었다. 8마일 평가를 선두권에서 역영했던 해병대수색대의 자존심에 크랙이 갔고 나는 더 오기가 생겼다.


지금도 수영지도자로 근무가 가능한 여러 자격증이 있지만 영법만 완영하면 받을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이라 아쉬울 뿐이다. 자격증 취득이 쉽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말 물속에서 아가미가 나올 정도로 운동해야 겨우 붙을 수 있다. 아쉽다는 것은 강습법은 결국 입사 후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다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회사는 교육생을 지도하는 교육관이 따로 운영되어 준비된 지도자 양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다른 수영장에선 회원들이 실험대에 올라 신입강사의 강습법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우린 충분히 사회적 공헌이 있는 멋진 일을 하고 있다. 아파서 병원에 가기보단 운동을 생활화해서 예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수영을 포함한 체육은 결국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어깨 위에 올리고 있다. 체육계가 더욱 분발하여 더욱 체계적이고 기초가 단단한 업계로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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