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수영지도자
팀장으로 근무하기까지 수 많은 경험들을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처음의 경험들은 언제나 머릿 속에 남아 잔잔한 추억으로 기억된다.
그것은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지금의 내가 되어준 세포분열의 작은 시작인 것이다.
나의 첫 수영수업은 추억이라기보다는 사건에 가까웠다.
라이프가드 자격증 하나로 새로 오픈한 수영장에 입사했다. 수영은 군대에서 배웠고 강습은 한적도 없었다. 하물며 실내수영장을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목욕탕처럼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는 것은 알겠는데 수영장을 어떻게 들어가는지 도통 모르겠는 것이다. 일단 모든 동작을 천천히 했다. 그리고 능숙하게 행동하는 회원을 쫒아 똑같이 따라하기 시작했다. 나는 강사였지만 일반 회원처럼 따라해도 중간은 가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겨우 수영장에 입장하고 첫 수업시간이 되었다. 저녁 7시 직장인 신규반을 맡았다.
준비체조가 끝나고 신규반 회원들은 1레인에 입수했다.
<수영 처음이시죠?> 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바로 20여명의 신규 회원을 물밖으로 뺐다. 영문도 모르는 회원들은 내 지시에 따라 데크로 올라 갔다. 그때까지도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몰랐다. 20여명의 회원을 3열 횡대로 앉혔다. 제대한지 4개월밖에 안됐으니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오와열을 맞추는 것이었다. 자유형 발차기 지도를 위해 자리에 앉히고 다리를 상하로 교차시켜 들어올리길 반복했다 . 나는 대열의 사이를 걸어다니며 정확한 박자로 구령을 붙여주었다. < 하나 둘! 하나 둘! > 잠시 다리를 내리고 쉬는 시간도 드렸다. 수영복만 입은 민망한 모습으로 성인남녀 20여명이 뒤섞여서 앉아있었다.
지상 동작이 영법의 시작 단계에서 습득효과가 좋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 어린이에 국한 된 지도방법이다.
수영복의 노출을 민망해하는 성인들은 되도록 입수지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막 3세트쯤 하고 있는데 주임님이 다급히 달려 내려왔다. 입수지도로 방향을 바꾸라는 것이었다. 마음은 조급했지만 태연하게 계획한 대로 진행되는 듯 회원들을 다시 입수시켰다. 위태롭게 첫번째 수업이 끝났고 나는 바로
과장님께 불려갔다. 아직도 과장님의 어안이 없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김선생! 그렇게 하면 회원들 다 나가~~!!!>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군대에서 지상동작만 이틀을 넘게 했던 나에게 처음 수영입문자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줄 알았다.
센터에서는 나에 대한 심각성이 붉어졌는지 일찍출근해서 운동하는 동안 3살터울의 선배가 수영복을 갈아입고 입수했다. 선배는 회원들이 자주 묻는 질문과 함께 영법별 강습법과 잡아주는 티칭법을 가르쳐 주셨다. 물론 지금의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 방법과는 달랐지만 그땐 그것도 굉장히 감사한 일이었다. 수영강사가 쉬는시간에 수영복을 입고 물에 들어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는 것을 물밥생활 1년이 넘어서야 알게되었다. 수영강사들은 수업시간 외에 물에 들어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지금 나도 그렇다.
그때 그 선배는 나에게 수영강사의 마인드를 바르게 심어주신 사수였다. 사수라고 정해준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 선배가 가르쳐주는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선배는 영법과 강습법은 물론 지도자로써의 옳바른 자세를 갖을 수 있도록 알려주셨다.
<수영장 주위에선 담배를 피지마라.
우리는 몰라도 회원들은 우리를 알고 있으니 항상 바르게 행동해야해라.
옷차림도 항상 단정하게 신경써라.
지도자는 바른말을 사용해야 한다.
회식 후 술을 마셔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마라>
그때 그 선배가 가르쳐준 수영지도자의 모델은 아직도 내가 지키는 철칙이고 많은 수영인을 만나면서도 좋은 이미지로 근무 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어느 직장이나 사수라는 사람이 존재한다. 내 가까이에서 사사건건 간섭하기도 하지만 내가 해야할 역할을 지도 해주는 스승인 것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생이라면 사수의 역할이 앞으로 본인이 커나가는데 엄청난 영향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때 그 선배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나는 감히 지도자라는 명함을 내밀지 못 했을 것이다. 이후에 만난 여러 선배들 가운데 가장 지도자답고 본보기가 될 만한 선배였다. 더러 회원들 앞에서 지도자다운 면모를 잃는 선배들도 많이 봤다. 수영업계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그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선배의 가르침을 되씹으며 스스로를 단도리했다. 사실 수영강사라는 이미지가 좋지 않을때도 있었다. 개인적인 인성의 문제도 배제 할 수 없지만 업계특성상 수익이 일정하지 않아서 멀리볼 수 있는 직업이 되지 못했다. 이는 젊은 강사들이 수업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도법은 우물에 고이고 시간 때우기식의 근무로 이어졌다.
지금 어린이수영업계에서는 강사라고 부르기 보다는 지도자로 부르는 추세다. 미용업계가 그들 스스로를 선생님으로 부르며 이젠 고객에게도 자연스레 선생님으로 불리우는 것처럼 우리스스로 이미지를 전환 하고있다.
수영이라는 종목만 가르치는 강사가 아닌 아이들의 성장속에 깊이 들어가 스포츠를 통한 바른 도전의식과 성취감을 느끼고 진취적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하는 리더인 것이다. 회사가 우리의 연봉과 복지에 신경써주니 지도자들은 언제나 더 나은 교육방법과 수업을 연구할 수 있고 더 세련된 지도법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영강사에서 수영지도자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곳이 업계의 리더가 되길 바라며 우리의 행보가 앞으로의 수영지도자에게 바른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수영을 배우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 더 지도자를 신뢰하고 효과적으로 수영을 배울 수 있길바란다.
수영을 군대에서 배웠기 때7 탈의실 이용을 어떻게 하는지 몰랐다. 수영강사 지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