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엄마들을 내 편으로!

위기 뒤에 반드시 기회가 온다.

by nAmsoNg


어린이 수영장에서는 특히 여러유형의 엄마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편한 어머님은 모든 것을 지도자에게 맡겨주시는 분이다. 물론 지도자가 그만한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아이를 아끼고 성심성의 껏 지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금 불편한 어머님은 꼼꼼하신 분이시다. 개인적 사정으로 결석 한 몇 달전 보강까지 꼼꼼히 챙기거나(사실 규정상 안해줘도 무관한 보강이다) 아이의 수영수업에 언제나 깊게 관여하신다. 하지만 이런 분은 한 번 신뢰를 심어드리면 전적으로 지도자를 믿어주시며 모든 일처리가 깔끔하시다. 특히 재등록기간에 단 한번의 안내만으로 재깍 다음달 교육비를 납부해주신다. 좋다. 교육의 사명감도 있지만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제 날짜에 입금해주시는 고객이 중요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대면하기 싫은 어머님들은 재등록기간에 재등록을 해주시는 않는 어머님들이다. 재등록기간 내의 재등록률은 담당지도자의 인센티브에 영향을 준다. 우리는 아이들을 열심히 지도하는데 왜 학부모들은 운영지침을 지켜주지 않는 지 모르겠다. 등록기간 마지막날까지 안해주실 때는 담당선생 근무평가점수가 깍인다고까지 안내하는데도 안해주신다. 본인 아이를 가르치는 담당선생의 급여를 우습게 아는 분들은 정말 상대하기 싫다. 그들이 <갑> 이라서? 모든 지도자가 그런 학부모의 아이는 열심히 가르치기 싫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수업에 들어가면 서운 한 것은 물속 깊이 가라앉히고 최선을 다해서 지도한다. 아이는 아무 잘못이 없고 우리는 수영을 가르치는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전에 어떤 어머님은 아이가 수업이 시작 할때부터 끝날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분이 계셨다. 꾀나 꼼꼼하신분으로 지도자들 사이에선 그 아이를 맡아서 지도하길 꺼리는 편이었다.

하물며 아이가 수영을 하면 관람석 밖에서 아이를 따라가며 50분을 걸으셨다. 수업을 진행하는 지도자 입장에선 숨막히는 시선이다. 아이의 담당선생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2번정도 바꼈고 어머님은 그런 상태의 교육에 예민하시기도 했던 것 같다. 어머님은 수업 후 담당지도자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셨다.

<호흡을 할때 길게 하는거 같던데 왜 그런가요? 자유형 팔이 어색하던데 왜 그런가요? 접영 할 때 숨을 참는게 좋은가요? 오늘 그 수업을 무엇을 위한 수업인가요? > 등등 담당선생님은 어머님의 질문세례에 언제나 지쳐있는 듯했다. 사실 들어보면 설명 못할 질문은 없었다. 담당선생이 교체되어 아직 신뢰가 없었고 유난히 궁금한 것이 많을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도자 입장에서 다소 피곤할 수는 있다.

오히려 그런 어머님에게 믿음을 주면 충성고객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된다는 것은 언제나 통용되는 진리다. 회의시간에 지도자의 애로사항을 챙기는 듯 슬쩍 던졌다.

<그 친구 반변경 의향이 있으면 내가 맡아 볼까?>

어머님도 학원스케줄을 핑계로 지도자를 바꾸길 희망했다. 원하는 시간대엔 내 자리 밖엔 없다며 내 수업으로 유도했다. 어머님은 내가 남자선생이라는 이유로 많이 망설이셨다. 4학년 여학생이라 항상 여선생에게만 맡기셨던 것이다. 스케줄도 그렇고 더 경력 있어보이는 선생을 못 찾으셨는지 일단은 나에서 수업을 받기로 결정하셨다.

수업전 전화상담을 먼저 했다. 선생님이 자주 바뀐부분에 대해서 불편하셨을 기분을 공감해드리고 앞으론 그런일 없을테니 열심히 지도하겠다고 했다. 첫 수업을 마치고 현재 아이의 수영실력을 영법별로 자세하게 브리핑했다. 그에 대한 교정방법과 수업의 방향도 구체적으로 설명드렸다. 교정이 완성되어 부드러운 완영이 가능할 대략적인 기간도 제시해드렸다. 꼼꼼한 성격의 엄마들은 물어보기 전에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만족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있었다. 대회 욕심도 있으신 분이고 수영을 예쁘게 하길 원하셨기 때문에 자세교정과 스피드업을 원하시는 것을 알았다. 아이도 집중력있게 잘 따라오는 편이라 그리 어렵진 않았다. 역시 질문은 많으셨다. 나는 꼼꼼히 설명해드리며 수업의 진행 방향을 내가 희망하는대로 끌고 왔다. 그것은 타당한 이유가 바탕이된 설득이었다. 어머님의 질문에 언제나 또렸한 답변과 그에 따른 지도 방향을 제시 하니 만족스러워하셨다.

나와 수업한지 3시간째부터는 매일 아이 옆을 따라다니시던 어머님이 앉아서 책을 보시기 시작했다.

신뢰가 생긴 것이다. 아이의 자세가 좋아지고 교정됐을 땐 오히려 내가 먼저 관람석 밖에 있는 어머님을 불러서 아이가 수영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동영상을 찍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마스터즈반에서 함께 운동하며 대회에서 메달도 취득하고 수영실력이 만족스럽다고 느낄 때 아쉬운 작별의 메세지를 남기며 탈회하셨다. 나에게는 1년을 넘게 배웠던 것 같다.


종종 나는 지도자들이 꺼려하는 아이들을 도맡아서 지도하곤 한다. 고객의 만족도로 회사의 입지를 굳이고 팀장으로서 어려워하는 선생들을 돕기위한 방법이다. 엄마가 까다롭거나 아이의 운동신경이 너무 좋지 않아서 진도가 나가지 않거나 선생과의 불협으로 반변경을 희망하는 엄마들은 거의 다 우리반으로 왔다.

경험이 많은 선임자가 꼭 나서야 할때도 있기는 했지만 힘든 것을 해결해 보려하지도 않고 <팀장이 데려가 줬으면...>하는 눈빛과 분위기를 느낄 때면 속상 할때도 있다. 그들이 말하는 젊음은 하고싶은 말만 다하는 호기에서 그쳤다. 어려운 일은 결국 남에게 미루며 뒷걸음질 치는 나약한 모습에서 우리업계의 미래와 더 크게는 우리사회의 미래가 걱정 되기도 했다.

모든 위기 뒤에는 기회가 있고 비온 뒤에 땅은 굳어지는 것이다.

나라고 처음부터 그 많은 불편사항들을 만족스런 결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다. 실패하며 축적된 경험도 있지만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서 공부도 했다. 학부모상담법, 설득의 심리학, 감성코칭, 여성심리, 등등 수영을 떠나 엄마들과 상담에 필요한 여러 내용들을 찾아서 공부했다. 당장 코앞에 떨어진 어려움을 해결해보려 하지도 않고 <어떻게해요? > 하며 두손 놓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일(직업)이란? 자아를 성찰하고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 일을 하면서 생기는 많은 일들은 꾸준히 나를 성장 시키고 삶에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을 상기시키게 해준다.

어려움에 맞서지 않으면 스스로 뿌리를 내릴 수 없고 키가 클 수 없음을 사회 초년생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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