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강사가 보험왕에 주식 방송까지 하게 된 사연

내 이력서가 일관성 없어 보이는 당신에게

by 리은

내 이력서를 본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국내 굴지의 베이커리 기업 사내 강사, 프랜차이즈 가맹 점주, 생명보험사 MDRT 달성, 경제 TV 주식 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다시 CS 강사. 누군가는 묻는다.

"참 줏대 없이 이것저것 하셨네요?"


하지만 나는 안다. 이 모든 '지그재그' 행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무기가 있다는 것을.


2007년, CS 강사가 되기 위해 왕복 4시간을 오가며 매일 대학로로 출근했다. 돈이 되지 않는 보조 강사 자리도, 무료 강의도 마다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사람들의 눈을 보고 소통하는 그 공기가 좋았다.


그 '사람 공부'의 힘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보험 설계사 일. 입사 두 달 만에 MDRT(생명보험 업계의 '밀리언 달러 라운드 테이블', 고소득 설계사의 상징)를 달성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기적이라 했다. 비결? 나는 보험을 팔지 않았다. 그저 고객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내 일처럼 알아봐 줬을 뿐이다. CS(고객 만족)의 본질은 결국 '진심'이었으니까.


경제 TV에서 주식 전문가들과 방송을 할 때도, 내 매장을 운영하며 아르바이트생들과 롤플레잉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빨간색 파란색으로 변하는 주식 숫자나 매장의 하루 매출보다, 그 일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폈다.


남들은 한 우물을 파지 않았다고 혀를 찰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다양한 우물을 파보며 깨달았다. 어떤 직업이든, 어떤 명함을 가지든, 결국 일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아이를 재우고 새벽마다 '줌(Zoom)' 사용법을 독학했다. '음소거 해제' 버튼 하나 찾는 것도 벌벌 떨던 기계치였지만, 이제는 모니터 너머의 청중과도 눈을 맞추며 뜨겁게 소통한다. 도구만 바뀌었을 뿐, 내 강의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20년 차인 지금도 자신 있다. 내 강의에는 교과서적인 이론이 아닌, 땀 냄새나는 현장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까. 나의 '잡학다식'한 커리어는, 이제 그 어떤 돌발 상황도 유연하게 받아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그러니 나의 이력서는 '방황'의 기록이 아니다.

흔한 보통명사를 넘어, 대체 불가능한 '고유명사'가 되어가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