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kg 경단녀가 독하게 13kg을 덜어낸 진짜 이유
임신은 축복이었지만, 내 몸에게는 가혹한 시련이었다.
지독한 먹덧. 먹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 나는 끊임없이 먹었고, 연년생 두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동안 몸무게는 80kg을 찍었다.
항상 55 사이즈, 핏한 정장, 7cm 하이힐. 그게 내가 알던 '나'였는데, 거울 속에는 펑퍼짐한 티셔츠에 모자를 푹 눌러쓴 낯선 아줌마가 서 있었다.
예전에 입던 바지는 종아리에서부터 턱 걸려 올라가지 않았다. 속상하지도 않았다. 그저 체념했다.
그렇게 4년 만에 나간 강의 현장.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네던 동료 강사가 나를 보고 멈칫했다.
악의 없는 그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창피했다. 단순히 살이 쪄서가 아니었다.
'강사'라는 사람이 자기 관리 하나 못하고 무대 조명 아래 섰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웠다.
그날로 나는 '아가리어터' 생활을 청산했다. 위고비를 맞아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정공법을 택했다.
나는 복잡한 업무도 척척 '매뉴얼'로 만들어내던 사람이었다. 내 몸을 바꾸는 일에도 매뉴얼이 필요했다.
디톡스 제품의 섭취 가이드라인, 시간표, 금기 사항...
남들은 귀찮아하는 그 깨알 같은 지시사항들을 나는 마치 '신입 사원 교육 매뉴얼'을 지키듯 철저하게 따랐다. 매뉴얼을 지키면 결과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20년 강사 생활이 내게 준 확신이었다.
일주일 만에 6kg, 두 달 만에 총 13kg. 몸이 가벼워지니 신기하게도 마음의 군살까지 빠져나갔다.
"나는 끝났어"라는 패배감이 사라진 자리에 "아직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이 찼다.
살을 빼고 다시 만난 동료들은 "독하다"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나는 그 말이 칭찬으로 들렸다.
엄마로서의 4년은 나를 깊게 만들었고, 다이어트는 나를 가볍게 만들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나는 오늘, 내 인생에서 가장 가볍고도 단단한 걸음을 내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