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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후 Jul 31. 2024

폭염과 물회 그리고 이열치열

일상 여름나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면




장마가 끝나면 가을이 오는 줄 알았습니다.




사계절 내내 더위를 타는 덕에




계절의 변화는 잘 모르고 지낸 탓입니다.




중복(中伏)이라고 뻘뻘 땀을 흘리며 닭을 먹었던 게 억울해집니다.




일 년 중 가장 더운 날을 지냈으니




이젠 마저 시원해져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뜨겁다가 




언제 다 식히고




선선한 가을이 되려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불은 뜨겁고, 에어컨은 시원하고, 닭은 뜨겁고, 소맥은 차갑습니다.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면 건강해진다는 목욕탕 아저씨들의 말은 사실인 걸까요?







운동을 갔다가 또 땀에 흠뻑 젖은 채 집에 왔는데 




방바닥은 얼음장 같고 상엔 물회가 한상 차림입니다.




에어컨 앞에 앉아




물회에 밥을 말아




군만두 잔뜩 구워




엄마 아빠랑 소주 한잔했습니다.




이열치열은 거짓말입니다.




땀 흘리고 먹는 뜨거운 닭 한 마리보다




에어컨 앞에 앉아 먹는 물회가 더위잡는덴 선숩니다.




땀은 어차피 매일 흘리는데, 음식까지 뜨거울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한 치열합시다.










혹시 이 장면을 아시는지요?







한 10년 전부터 이 장면을 보곤 물회를 먹을 줄 아는 어른이 되면 꼭 흑미밥을 말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어컨을 빵빵 틀어놓고




물회에 밥을 말아 먹으니까




좀 어른이 된 것 같고 신났습니다.









항공 샷은 광각으로, 좀 정수리로 해서 찍기..







7km 뛰고 난 후. 포징 할 힘은 있는 걸 보니 3km는 더 뛰었어야지 싶습니다.







절대 도망가지 않는 고양이





여름이 좋은 이유를 한 가지 꼽자면,




땀을 흘리는 게 자연스러운 날씨라는 것입니다.




또 운동을 하고 나면




땀이 왕창 나는데




그럼 내일은 땀이 좀 덜 날 것 같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밤마다 뛰고 있습니다.







80 도시 현실 - 서울 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그리고 좀 시원해졌나 싶어서 서울 구경을 다시 다녀왔는데




갈 곳 없을 땐




서울 시립미술관 만한 곳이 없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인데, 한 번에 여러 전시를 할 때가 많아




학교 끝나고 집 가기 싫을 땐 이곳만 한 곳이 없습니다.








작품은 실제로 가서 봅시다.











무언가 예술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완성되기 이전의 배경과 완성된 이후의 해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 정도 작품 해설이 적히려면 얼마나 오랜 기간 노력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아마 지금 제 수필은 한 줄 적히기도 힘든 정도 일 겁니다.




('매미를 싫어하는 작가의 본심이 담겼다.' 같은..)
















전부 서울 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의 모서리입니다.




'처마'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으나




처마와 파란 하늘을 보면 늘 사진을 찍습니다.




아파트와 겹쳐진 모습도 늘 찍습니다.




인간의 건축과 자연이 만나는 경계선... 같은 거창한 의미가 담긴 건 아니고




건물 전체보단 처마에 걸친 구름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눈에 보이면 냅다 가서 찍습니다.










날씨가 우중충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푸르렀네요







Next level을 추는 중인 건지? 
















진짜?



                                   






그리고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청송옥에서




장터국밥 한 그릇 했습니다. 




11000원에 소면, 공기밥, 국밥이 나오는데




반주하면 아주 그만입니다.




진짜 술 잘 안 먹는데




저 분위기에, 국밥에, 옆자리 앉은 회사원 형님들의 모습을 보면




소주를 안 먹을 수는 없습니다..




서울 시립미술관 갔으면 청송옥도 한번 가봅시다.




근데 이열치열해버렸네요.




나도 모르게 자꾸 뜨거운 음식을 찾는 게




한국 사람 맞나 봅니다.







  











광화문에 갔는데 




아기들이 맨발로 막 뛰어다니길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건가 했는데




물놀이하는 날이었습니다.




키만 한 40cm 작았으면 함께 물장구치는 건데..










그리고 광화문 교보문고 가서 책 두 권 샀습니다.




8월에 읽을 책 들인데




<시지프 신화>는 책을 펼치면 곧장 잠이 오는 바람에




<결혼, 여름>은 좀 쉬워 보이는 덕에




골랐습니다.




또 여름을 엄청 타는 중인데, 제목에 여름이 들어갔으니 그냥 지나칠 순 없습니다.




이번 방학 때 여러 가지 목표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목표는




카뮈의 사상을 스스로 좀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이방인>이랑 <시지프 신화>를 읽고 썼던 글에서 더 발전된 글을 꼭 쓰고 싶은데,




<시지프 신화>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최근 읽은 책 중에 가장 독서를 지속하기 힘든 책입니다.




그래서 좀 쉬워 보이는 <결혼, 여름>을 읽고 <시지프 신화>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뽀송뽀송한 여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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