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작성

논문 작성의 시행착오, 작성법, 고려할

by 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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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9일 에세이 경진대회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우수상! 이 성취가 내게 큰 기쁨인 이유는 단지 상금 25만 원이 동반되기 때문은 아니다. "에세이 경진대회 상을 받아보겠다" 하는 학기 초의 당찬 포부와는 다르게 해석학에 온몸을 맡겨버린 내가 우수상이라는 결과를 얻는 데까지 있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 개선점을 적어 보고자 한다. 난생처음 논문을 적는 사람이라면 모두 겪었을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논문을 적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적는다.


사실 이번 학술적 글쓰기는 '논문'이라고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그 논리와 흐름이 빈약하고, 글의 짜임새가 좋지 않다. 사고와 표현 강의 교수님의 계속되는 피드백이 아니었다면 신생아 수준의 글로 제출하고 수상자 명단엔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미 수많은 글을 써보고, 논문을 제출해 본 사람들은 글쓰기 신생아 때를 추억하는 정도로 이 글을 봐줬으면 한다. 다만 나 같은 논문 신생아들에게 시행착오를 덜어주는 가이드라인이 된다면 좋겠다.


시행착오

첫 번째 : 양식

글을 쓰며 가장 많이 겪었던 문제는 워드 사용의 어려움이었다. 분명 워드를 오랜 시간 써와서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논문 작성에 있어서는 부족한 역량이었다. 워드는 본문, 표준, 기본, 각주 등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이 매우 다양하고 스타일을 선택할 때마다 자간, 행간, 글꼴 등이 모두 변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본문 스타일로 글을 작성하다가 기본 양식도 충족하지 못한 글을 제출할 뻔했다. 주최가 요하는 글의 양식을 확인하고, 글쓰기를 마쳤을 때 한 번 더 확인해야만 한다. 글꼴, 크기, 줄 간격, 너비, 여백, 그림 양식, 보고서 양식 등을 고려하자.


두 번째 : 꾸준함

이건 나 개인의 문제이지만, 꾸준하게 글을 적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2달에 가까운 시간 글을 작성하였는데, 글의 70프로는 제출 일주일 전 급하게 완성되었다. 따라서 충분한 퇴고도, 피드백도 하지 못한 채 미완성의 글을 제출하게 되었다. 하루에 하나의 절만 작성한다는 목표를 가져도 보름이 안되는 기간에 작성할 수 있는데, 꾸준하게 글을 작성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글의 목차도 설정했고, 방향성도 잘 설정했다면 꾸준하게 글을 작성할 분량과 계획을 미리 짜고 글쓰기를 시작하자.

세 번째 : 퇴고

글을 쓰는 걸 직업으로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걸 뽑으라면 퇴고를 뽑는다. 이는 논문 작성에서도 다르지 않다. 흐름과 방향, 맞춤법 등이 가독성을 헤치지 않는지 여러 번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짜임새 있고 읽기 좋은 논문을 작성할 수 있다. 한 편의 시, 수필이 아니라 오랜 호흡을 가지고 작성해야 하는 논문을 쓸 때에는 계획을 설정해서 제출 전에 퇴고만 하는 시간을 며칠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에 쫓겨 작성했던, 퇴고가 부족했던 논문의 후반부를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퇴고의 과정이다.


논문 작성 시 고려해야 할 점

첫 번째 : 방향성

글을 작성하기에 앞서 간략한 개요를 작성하고 출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목차를 작성하는 것 이전에 A4용지를 펼쳐 놓고, 글의 초입인 서론부터 결론에 이르기까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목차의 장과 절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 장에선 주제의 내용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하고, 이 장에선 주제에 반하는 내용을 역설하기도 한다. 하루에 논문 전체를 작성할 것이 아니라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작성한 목차를 보고 어떤 흐름으로 글을 작성할 것인지 개괄적으로 그려보고, 글을 쓰는 내내 옆에 두고 확인해야 한다. 방향을 잃은 글은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두 번째 : 흐름성

총 4회로 이루어진 교수님과의 피드백에서 가장 자주 나왔던 수정사항은 바로 '글의 흐름을 헤치지 않는가?'였다. 목차 설정, 문단 설정, 줄바꿈, 단어 선택에서도 글의 흐름을 고려해야만 했다. 가장 먼저 목차를 설정할 때의 주의사항으로, 내가 이 논문을 작성하며 반드시 장과 절로써 적고 싶은 사항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당차게 논문 작성을 시작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던 것들일 텐데, 목차를 작성할 땐 이를 떼어내고 줄여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배경지식들을 따로 장으로 설정하여 설명할 수도 있지만, 글의 흐름과 전체적인 볼륨에 따라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도 된다. 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각 요소의 중요성과 글의 전체 흐름을 고려한 각 요소의 중요성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작성한 개요를 보고 내가 작성한 목차가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해치진 않는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 과한 분량을 배분하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세 번째 : 현실성

위의 두 성질을 고려하며 글을 작성하다 보면, 오로지 나의 생각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방향과 흐름에 맞게 작성하다 보면 글이 허무맹랑한 소설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작성한 글의 경우 어떠한 사회적인 현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해결 방안을 실험을 통해 탐구하여 제시하는 형태로 작성되었는데, 사회적 현상의 문제점을 파악, 그 현황을 조사,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모든 과정에서 실제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 실험, 통계 자료를 제시해야만 했다. "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이러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 해결될 것이다." 하는 식의 글은 작성자의 뇌내 망상에 그칠 뿐이다.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자료를 통해 사실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현실성을 더해야 비로소 짜임새 있는 글이 된다.


이 외에도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들은 수없이 많고, 고려해야 할 사항 또한 셀 수 없다. 글은 두괄식으로 작성해야 하고, 요소를 나눌 땐 3가지로 나누는 것이 글의 흐름상 좋다. 각주와 참고문헌은 그 작성법을 익혀 양식에 맞추어 적어야 한다. 등 평소에 적던 수필이나 비평문에서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사항들을 모두 내 자식처럼 아껴서 적어내야 한다. '누군가 읽는 글을 쓴다'에서의 '누군가'가 한글, 언어 그 자체를 전공한 사람들이라는 점이 논문 작성을 더욱 어렵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생처음 작성하는 학술적 글이었기에 새로 배울 것도 많고, 깨달은 점도 많은 시간이었다. 특히 교수님과 나누었던 피드백과 그 피드백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 글쓰기에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2학기 에세이 경진대회였고 경쟁 상대가 충분히 많지 않은 건 아닐까? 그냥 운이 좋았던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처음 적어내는 형태의 글에서 상을 받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해석학 만큼이나 힘을 쏟았던 프로젝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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