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수상을 타게 되다니?!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연락을 제 때 못 받았습니다.
두 돌이 좀 안 된 아이랑
하루종일 생활하다 보면
전화를 제 때 받고
문자를 제 때 확인하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연락을 해보니
탐라에너지 저 마씸 선발대회에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오예!!!!!!!
나이쑤!!!!!
정말 기쁘더라고요.
기쁨도 잠시,
시상식이 있다고 참석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서귀포시에 살고 있었는데
시상식을 진행하는 곳은 제주시였습니다.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요.
아들이랑 차로 한 시간을 이동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카시트에서 잘 안 앉아있지 않고
울고불고해서요.
그래서 차로 이동하는 동안
아이를 무릎에 앉혀서
가야 하거든요.
게다가 둘째 임신 중이었는데
입덧으로 울렁거리는 중이라
차를 타면 어지러웠습니다.
남편은 상을 받으러 제주시에 가야 한다고 하니
상을 받는 건데
꼭 가야 한다면서
근무 날짜를 조정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막상 시상식에 가려니
입을 옷이 없었습니다.
미니멀을 한다고
결혼 전에 입었던 외출복은 거의 정리를 했고
출산을 하고 나서는
거의 수유복만 입었습니다.
단유 이후로는
결혼 전에 실내복으로 입었던 옷을
외출복 겸용으로 입다가
둘째 임신 중에는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큰 사이즈 옷들을
입고 있었거든요.
어떻게 옷을 마련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출산 이후에 옷을 산 적이 없어서
옷 사이즈도 잘 몰랐어요.
제가 사는 곳이
제주도인지라 반품도 너무 번거로웠거요.
(배송을 받고 반품까지 하면 일주일은 금방 지나가니까요.)
가만히 있지도 않는 아이를 데리고
옷 가게에 가서
옷을 입어보는 것도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유튜브로 뽀로로를 보여주면 잠시 옷을 구경할 수는 있었지만,
전 그런 걸 보여주지 않는 게 육아원칙이었거든요.
물론...남편은 잘 보여줬지만요. ㅎㅎ)
그러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유모차에서 잠이 들면
얼른 집 근처 아름다운 가게에 가서
옷을 사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가게에 가서
시상식에 입을 원피스가 없을까
구경을 했습니다.
두어 번 방문을 했는데
한 번은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서 허탕을 치고,
한 번은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는데 사이즈가 안 맞아서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세 번째 방문을 했을 때
임산부인 제 몸에 맞고
시상식에 입기에 괜찮은 원피스를 구입했습니다.
흰색 바탕에
큰 주황색 꽃들이 몇 개 그려진
허벅지 위로 올라오는 원피스였습니다.
민소매 원피스라
살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어차피 한 번 입고 입기 힘들 것 같아서
그냥 구매했습니다.
원피스까지 구입을 하고 나니
그제야 조금 설레기 시작하더라고요.
덧붙이는 말: 이번에도 하루 늦게 연재를 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화요일이
샌디에이고에서 월요일이라서요.
주말에는 남편이 쉬는 날이라, 장도 봐야 하고
집밥을 삼시 세 끼 하려면.... 글쓰기가 힘드네요.
(소풍을 갈 때에도 김밥을 싸려면 아침부터 아주 분주합니다.^^)
미리미리 써놔야 하는데 아직 차도 구입을 못해서 여러모로 바쁘네요. ㅠㅠ
늘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