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상금을 준다는데?!
제주도에 살면서 특이한 습관 같은 게 생겼는데요.
거리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게 되면
유심히 보게 된 것입니다.
현수막을 읽다 보면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거든요.
서울에 살 때만 해도
저에게 현수막이란
선거철에 후보자분들이 내걸던
홍보용 이미지가 강했는데요.
제주도에 내려오고 나서는
길에 걸려있던 현수막들을
꼼꼼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현수막을 자세히 보게 된 계기는
별거 아니었어요.
집에서 유모차를 끌고
시장을 가려는데
횡단보도에 있는 신호등이
빨간색이어서 멈췄거든요.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앞을 쳐다봤는데
바로 앞쪽이 현수막 게시대였나 봐요.
현수막이 주욱 걸려있었습니다.
현수막에는
곧 있을 행사 내용과
곧 오픈하는 가게,
할인하는 상점 등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현수막이 보이면
열심히 읽었습니다.
행사 정보가 적혀있으면
행사명만 얼른 휴대폰에 입력했다가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할인정보가 적혀있으면
잘 적어놨다가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5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에서 볼일을 보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신호가 빨간색으로 차가 잠깐 멈춰있었는데
앞쪽에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현수막에는
탐라 에너지 짠순이는 저 마씸 선발대회
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절약은 여보가 잘하잖아."
남편도 현수막을 봤는지 저에게 말을 건네더군요.
"뭐... 남들만큼은 하지."
외출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탐라에너지는 저 마씸 선발대회
O공모자격: 제주지역 거주지인 여성
O공모내용: 에너지 절약 노하우와 실생활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체험 사례를 산문형식으로 작성.
O시상내역: 1등- 1명 50만 원 상당의 상품권
2등- 3명 30만 원 상당의 상품권
3등- 6명 10만 원 상당의 상품권
그 외 입상작에게도 상품지급
O원고분량: A4용지 3장 이내(글자 신명조 14포인트, 줄간격 160)
O응모방법: E-mail 응모, Fax, 우편발송
∎E-mail접수: sobi114@hanmail.net
∎다음 카페 접수: 한국부인회제주도
(http://cafe.daum, net/ksobi114)
∎Fax접수: 064) 748-5620
∎우편발송처: (우) 690-815 제주시 연동 313-40
☞접수기관: 한국부인회제주특별자치도지부 ☏064) 746-5620,747-5620
주 최: 에너지 관리공단 제주지역본부
주 관: 한국부인회제주특별자치도지부
※제목 및 인적사항은 필히 입력 바랍니다.
제가 절약하고 있는 것들을
글로 쓰면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상상해서 쓰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실천하고 있는 내용만 적으면 되는 거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글을 써서 뽑히면 상금까지 준다고 하니
의지가 샘솟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부터 아이가 자는 시간을 활용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틈틈이 일기를 쓰고 있어서
A4 3장을 채우는 건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처음 의지는 온 데 간데 사라지고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글을 쓰지 않고 쉬기도 했습니다.
마감날짜가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을 빨리 흘렀습니다.
아이를 재우고 글을 쓰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아이는 더 안 자고 자주 깼습니다.
둘째 임신 중이라 몸은 힘들고..
간신히 마감날짜에 맞춰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보내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졌습니다.
제가 원고를 보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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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말: 여기 샌디에이고는 오늘이 월요일입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어제가 월요일이었는데
연재가 또 늦어버렸네요. 안 늦도록 더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