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해외영업 or 기술영업

취업 문 앞에서

by David kim


대만에서 1년간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어느새 4학년 2학기였다. 그 1년은 내 작은 꿈 하나를 성취한 시간이었다. 외국 친구들과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문화를 익혔고, 영어로 전공 수업을 들었으며, 매일 오전에는 세 시간씩 집중 중국어 수업을 수강했다. 고급 문법은 부족했지만, 영어와 중국어로 내 생각을 드러낼 용기는 충분히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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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2학기는 ‘결실’의 계절이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지나온 시간을 정산하고 다음 선택을 해야 한다. “난 대학 4년 동안 뭘 했지? 앞으로 뭘 해야 하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군 복무 후 과 수석을 했고, KOICA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도 했고, 삼성대학생 기자단으로 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1년간의 대만 교환학생까지. 그런데 막상 결산표를 펼치니 마음은 초조했다. 학벌 콤플렉스가 여전히 나를 짓눌렀다. 과 수석도, 해외 경험도 스스로는 별것 아닌 성적표처럼 느껴졌다.

성경 속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 앞에서 아낙자손들을 보며 느꼈던 ‘메뚜기 콤플렉스’가 내게도 찾아왔다. 취업의 거인은 높아 보였고, 나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였다. 영어와 중국어를 ‘한다’고는 하지만 점수로 표현되는 스펙은 낮았다. “조금 더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졸업 전 취업에 실패하면 당장 갈 곳도 없었다. 빨리 자리 잡지 못하면 시골의 부모님 댁으로 돌아가야 했다.


지원서를 쏟아냈다. 대기업, 외국계, 중견, 중소기업 가리지 않았다. 합격과 불합격 통보 사이를 오가며 면접장을 전전했다.


그리고 최종 합격. 40명 규모의 외국계 회사였다. 해외영업이 아니라 기술영업 직무. 본사 규모는 대기업이었다. 나름 현실적 절충이었다. 본사 규모는 대기업이었고 기술영업하면서 해외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름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현실적 선택 이었다. 면접 때 본 사옥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웠다. “이 정도면 복지도 괜찮겠지.” 스스로를 설득했다.


취업 전 다른 곳에 지원한 해외영업 최종 면접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나는 먼저 손에 쥔 합격 통보를 받아들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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