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의 책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가 마주한 주요 화두를 품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신문>은 역대 베스트셀러를 다시 조명해보는 코너를 통해 흘러간 시대를 추억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톺아보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베스트셀러 변천사를 통해 시대 흐름을 되돌아보면서 시대적, 개인적 의미를 찾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편집자 주>
[응답하라! 그때 그 시절 베스트셀러 - 2017년 9월의 화제작]
*인터파크 순위
<1위>
■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펴냄│176쪽│10,000원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은퇴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0년 동안 꾸준히 살인을 해오다 25년 전에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 알츠하이머에 걸린 70세의 그가 벌이는 고독한 싸움을 통해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공포 체험에 대한 기록과 함께 인생이 던진 농담에 맞서는 모습을 담아냈다. 설경구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2위>
■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지음│민음사 펴냄│192쪽│13,000원
2016년 출간된 이 책은 무려 2년간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열풍을 불러일으킨 책이라는 평이다. 이 책은 증가하는 페미니즘 열풍을 타고 더욱 큰 인기를 얻었다. 소설이지만 한국 사회 여성이 받는 차별을 통계 등 여타 자료를 통해 세세하게 묘사했다. 아이돌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 AOA의 설현, 소녀시대의 수영 등이 이 책을 읽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정유미와 공유 주연의 영화로 제작이 결정되기도 했다.
<3위>
■ 언어의 온도
이기주 지음│말글터 펴냄│308쪽│13,800원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 2016년 8월에 출간돼 2018년까지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던 책. 이기주 작가가 써낸 에세이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이 책은 지난해 말 100쇄 기념 에디션이 나왔다. 유독 날씨가 추워지면 인기가 더 높아지는 이유는 마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따듯한 위로의 글 때문이다. 일상과 단어에서 의외의 의미를 도출해 내는 글쓰기 방식이 흥미롭다는 평이다.
<4위>
■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펴냄│272쪽│13,000원
무언가를 상실한 사람들, 상실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곱 편의 작품이 담겨 있는 김영하의 소설집. 한 인간 내면의 복합적인 감정부터 다종다양한 관계의 모순, 더 나아가 소위 신의 뜻이라 비유되는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인간의 고뇌까지 담아낸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5위>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지음│도서출판마음의숲 펴냄│288쪽│13,800원
“보통의 존재가 내가 아닌 것을 시기하지 않으며 차가운 시선을 견디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살아가기 위하여.” 2016년 11월 출간돼 스테디셀러 반열에 든 이 책의 목표다.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불안에 붙잡히지 않기 위한 to do list’ ‘함께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좋은 삶,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to do list’ 등으로 목차를 구성해 독자에게 명쾌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위로를 전했다.
<6위>
■ 말의 품격
이기주 지음│황소북스 펴냄│232쪽│14,500원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베스트셀러 『언어의 온도』의 작가 이기주의 에세이. 저자에 따르면, 품격 있는 말이란 먼저 들음으로써 시작되고, 말보다는 침묵 속에서 발현된다. 또한, 마음의 소리인 말은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를 뿜어내며, 어떤 말은 우주를 움직이는 것만큼의 힘이 있다. 경청, 공감, 반응, 뒷말, 인향, 소음 등의 24개의 키워드를 통해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낸다.
<7위>
■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주진우 지음│푸른숲 펴냄│272쪽│15,000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라진 돈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 ‘소송전문기자’ 주진우 기자의 처절한 실패 연대기를 담은 책이다. 캐나다, 케이맨제도, 싱가포르, 홍콩, 미국… 이 전 대통령의 돈에 관한 정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쫓아다닌다. 정보가 있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찾아가 정성을 다했고, 변심한 애인에게 매달리듯 매달리고 또 매달려서 막대한 돈이 잠들어 있는 저수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8위>
■ 명견만리-새로운 사회 편
KBS ‘명견만리’ 제작팀 지음│인플루엔셜 펴냄│300쪽│15,800원
KBS 다큐멘터리 ‘명견만리’ 제작진이 다큐멘터리 내용을 책으로 구성했다. ‘새로운 사회편’에서는 정치와 생애, 직업과 탐구라는 네 주제를 통해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새로운 사회를 조망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미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는 대안들을 제시한다.
<9위>
■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홍은주 옮김│문학동네 펴냄│568쪽│16,300원
아내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 후 집을 나오게 된 삼십대 중반의 초상화가는 친구 아마다 마사히코의 도움으로 그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어느 날 주인공은 아틀리에 천장 위에서 아마다 도모히코의 어느 화집에도 수록되지 않았던 그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하게 된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등장인물을 일본 아스카 시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 한 폭의 그림은 주인공을 둘러싼 주위 상황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10위>
■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홍은주 옮김│문학동네 펴냄│600쪽│16,300원
(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