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과 움직임의 경계. 계단은 말없이 화음을 쌓는다. 같은 높이로 반복되는 단차들. 시간은 그 위로 조금씩 어긋난 채 놓이고, 지나는 발걸음 하나가 살짝 리듬을 흔든다.
누군가는 이미 내려왔고 누군가는 벌써 지나갔으며 누군가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골목은 그 간격 속에서
의도하지 않은 박자를 얻는다.
직선이 아닌 동선, 고르게 닳지 않은 표면, 잠시 머뭇거린 몸의 그림자까지, 모두가 연주에 가담한 듯 장소 전체가 스윙한다.
공덕동. Rollei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