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빛으로 둘러싸였을 얼굴 하나. 그가 가장 높이 떠오르던 때, 이곳 역시 가장 환했다. 열광과 번쩍임, 밝은 비명과 웃음이 공기를 채웠을 것이다.
그러나 번쩍이던 전구는 꺼졌고 음악은 멎었으며 회전하던 원은 멈춘 채 기울어 있다. 용도 폐기된 놀이동산은 더 이상 누군가의 환호를 실어 나르지 않는다.
원심력 대신 침묵이 자리를 차지했고 환희 대신 먼지가 쌓였다. 멈춘 뒤에야 비로소 이 장소는 또렷해진다. 흥분과 속도가 사라지고 대신 그것들의 윤곽이 드러난다.
반복되는 회전, 끝없이 이어질 듯한 음악. 놀이공원은 늘 영원을 가장하지만 결국 과거형이 되었을 뿐이다.
환호는 그저 사물로 남았다.
망우동. Rollei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