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by 꾸준한거북


"할머니, 올 겨울엔 우리 집에서 며칠 지내다 가셔."

"올 겨울까지 내가 살아있기나 할까? 헤헤헤..

그때까지 살아있으면 갈게."

"............."

오랜만의 안부전화에 구순이 다 되어가는 외할머니와의 대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중얼거린 혼잣말.

"살아야지 할머니......."


나의 2022년은 애들을 키우며 그 와중에 또 하나뿐인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다짐으로 고군분투하는 중인데,

나의 할머니는 더 이상 꿈꾸지 못하시는구나.

서글펐다. 맏딸을 먼저 보내고 꾸역꾸역 살아낸 할머니의 삶도 가엾고 시한부가 아님에도 죽음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그 연약함도.





할머니, 올 겨울에 꼭 오셔.

손녀한테 욕 곁들인 잔소리 좀 하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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