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신 후 가끔 엄마 목소리가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다.
엄마 얼굴이야 사진으로 남겨져 있으니 얼굴이 잊혀져 갈 무렵에 꺼내어보면 되지만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과 목소리가 나의 귓가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20대 때, 내 주변엔 엄마가 없는 친구는 아직 없었고 가끔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서 엄마에게 걸려오는 친구의 전화벨소리가 왜 그렇게 부럽던지. 부러움을 넘어서 '왜 나만 엄마가 없는걸까. 왜 우리엄마만 그렇게도 빨리 가버린걸까'하며 신세한탄과 자기연민에 빠졌던 적이 종종 있었다.
그렇게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들어가 전화기 연락처목록에서 '엄마'를 검색했다. 그때까지만해도 엄마의 전화번호를 삭제하지 못한 상태였고 엄마라고 부르며 통화가 하고싶었다.
신호음조차 없던 전화...뚜뚜뚜 소리를 내며 끊겨버린 전화. 그렇게 혼잣말로 "엄마, 엄마..."만 되풀이하다 말았던 기억.
엄마를 허공에서 부를 수 밖에 없는 서글픔,
그 서글픔이 달래지는걸까.
나는 엄마를 부를 수도, 엄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내 일상은 온통 '엄마'로 물들어있다.
나의 세 아이들이 불러대는 '엄마'소리-
가끔은 그 소리가 힘들 때도 있지만 내가 느낄 수 없는 엄마를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또한 세 아이가 부르면 대답해줄 엄마라는 존재가 '나' 라는 사실도 때때로 감격적이고 뭉클하다.
내가 엄마라니... 그 엄마소리 하나가 나의 자존감을 승격시켜줄 때도 있더라. 아이들에게 엄마소리를 들으며 나도 한번 몇년 간 부르지 '못했던' 엄마를 또렷하게 불러본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