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상사의 5가지 특징
입사 만 3년이 되는 지금,
운좋게도 회사에서 본 좋은 상사와 선배님들을 통해 단순히 매출을 내는 업무뿐만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업체와 관계성을 쌓는 방법, 스트레스 관리하는 방법 등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 알게 모르게 이렇게 내가 보고 배운 것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회사생활에서 좋은 분들만 만날 수는 없다. 때로는 배우지 말아야 할 성향의 나쁜 상사도 만나게 되는데 이 글을 통해 내가 본 나쁜상사의 5가지 특징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업무지시가 모호하다.
상사의 업무지시는 명령이고 아랫사람으로서 이는 업무 우선순위로 두고 꼭 처리해야 하는 부분이다. 성과를 내는 것 만큼이나 상사, 즉 평가자의 업무지시를 따르는 것 또한 직장인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업무지시가 모호하면 부하직원으로서 혼란이 생긴다. 과연 이 업무를 하라는 건지, 일단 시기를 두고보자는 것인지 의사결정을 확실히 내려주지 않으면 섣부르게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러나 나쁜 상사는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모호하게 업무지시를 한 후, 나중에서야 그 업무가 처리되었는지 혹은 어디까지 진척되었는지 물어본다. 이런 경우가 나 혼자만 겪는 것이라면 그건 내가 상사의 업무지시 스타일을 캐치하지 못한 것이겠지만, 부서의 모든 사람이 똑같이 모호한 업무지시로 혼란을 겪었다면 그것은 그 상사의 업무지시가 모호한 것이다. 그렇다면 상사가 왜 업무지시를 모호하게 내리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를 상사가 해당 업무지시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확신하지 못하니 업무를 명확히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2) 책임을 떠넘긴다.
내가 만난 상사가 가장 많이 한 말 중에 하나가 "실적이 안나오면 어떻게 할 건데?" 였다. 실적을 내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계획했지만 상사의 마지막 말은 '내가 이 업무의 실적을 걸고 사표라도 걸어야 하나..?', '아니면 내 손가락이라도 걸어야 하나?' 별 생각이 다 들게 만들었다. 이 말은 '실적의 결과는 모두 너의 책임이다.'라는 책임전가의 의미가 담겨있다. 혹시 내가 기획한 부분에 우려되는 요소가 있다면 이건 보완을 하면 좋겠고, 저건 이렇게 하면 좋을 것이라는 피드백을 주면 아랫사람은 보완을 하고 실행할 것이다. 그러나 다짜고짜 이후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에 대한 발언은 도전하지 않는 경직된 분위기를 양성한다. 이런 마인드의 상사와 일할 때는 실패에 대한 책임이 두려워 새로운 과감한 도전을 주저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팀이 아닌 개별플레이로 내가 할 일과 나의 책임의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경직된 조직을 만든다.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 조직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3)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업무적으로 일을 하다보면 상사에게 혼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 상사가 혼을 내는 이유는 이후 업무처리의 방향을 제시하고 개선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달리 말하면, 공적으로 만나는 관계에서 상대방을 위축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잘못된 부분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빠르고 구체적으로 피드백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다음에는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주면 된다. 감정적인 화는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만난 나쁜 상사는 감정적인 화를 내어 '혹시 이 사람이 나한테 업무 이상의 악감정이 있지 않은가?', '나에게 원한이 있나?'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에는 단순히 업무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아랫사람의 인격과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발언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로써 아랫사람은 업무에 동기부여할 수 있는 자존감을 잃었고 윗사람은 사람을 잃은 것이다. 이러한 감정적인 상사의 분노와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업무 분위기는 결국 상사에 대한 공포감과 스트레스만 심어줄 뿐이다.
4) 휴무에도 업무지시를 한다.
직장인과 사업자의 차이는 휴무가 보장되는가 여부이다. 직장인에게는 법적으로 보장된 휴무가 있고 이것은 반복되는 직장인의 일상의 오아시스이다. 그러나 내가 본 나쁜 상사는 휴무에도 카톡 혹은 전화로 업무지시를 내린다. 심지어 휴무에 맞춰 지방의 부모님 생신잔치를 위해 내려간 선배는 부모님과 밥먹으러 가기도 전에 상사의 전화 (당장 급하지 않은 업무)에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이는 직원들이 휴무인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의 밑바탕에는 아랫사람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나의 성과를 위한 도구로 대하는 것에 있다. 나쁜 상사의 배려심없는 태도는 결국 아랫사람들을 휴무에도 맘놓고 쉴 수 없는 소모품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5) 자신의 성과 보여주기에만 집착한다.
업무 포지션에 맞춰 성과를 내는 것은 회사에서 나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것이고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서 응당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성과를 내는 것이 조직이 아닌 자신을 위한 성과를 만드는 것에 집착하게 되면 분명 부작용이 수반된다. 특히나, 리더가 자신의 성과에 집착하게 되다면 장기적으로 조직은 병들게 된다. 내가 함께 일한 나쁜 상사는 회사에서 장기적인 상생 방안으로 협력사에 대한 조건을 개선하도록 하였지만 관리비 지출이 커지는 것에 대해 상사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이러한 상사의 태도덕분에(?) 일부 협력사는 떠났고 더 좋은 조건의 조직으로 갔다. 그리고 우리는 더 안좋은 조건의 협력사와 우리의 안좋은 조건에 맞춰 일하게 되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낮췄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우리는 함께 일하는 협력사의 퀄리티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현재도 우리 조직은 여기저기에서 일하기 힘들다는 협력사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상사가 오래 이 보직에 일하겠다는 마인드보다 내가 있는 동안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일하기 때문이다.
상사는 아랫사람이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과 역량을 이끌어주는 것이 주 업무 중 하나이다. 그리고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쁜 상사의 5가지 요소는 우리가 원팀이라는 생각을 심어주지 않는다. 그 사람 자체가 팀원을 원팀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원팀이 되어 함께 가야 할 것이다.
과연 당신은 혼자 빨리 가려는
나쁜 상사인가?
함께 멀리 가려는 좋은 상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