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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Oct 23. 2020

아이린의 사과문

성숙한 사람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

어제부터 실시간 검색어로 아이린이 화두가 되고 있다. 어제 그녀가 스타일리스트에게 한 행동으로 인성 논란이 일어났고 바로 사과문이 올라왔다. 워낙 예쁘기로 손꼽히는 아이돌이었기에 그녀의 천사 같은 외모와 다른 거친 인성이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분노에 찬 스타일리스트의 글과 뒤이어 아이린의 사과문을 읽었다. 사과문은 뭔지 몰라도 그녀가 잘못한 언행이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나는 그녀의 사과문을 읽고 매스컴에서만 본 그녀가 실제 어떤 사람이었을까 생각해봤다.


그녀는 유명 기획사에서 몇 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하여 현재는 탑 아이돌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런 그녀는 이제 30살인 아직 어리다고 하기는 나이가 있고 그렇다고 나이가 많다고 하기는 어린 나이이다. 아마도 그녀는 인생의 삼분의 일은 '탑스타'가 되는 게 목표인 삶을 살았을 거 같다. 치열한 연예계에서 성공하는 삶을 꿈꾸며 연습하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오직 성공이라는 목표가 그녀에게 이런 논란을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건 비단 그녀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성공을 하고 싶어 하고 성공만을 유일한 목표로 사는 사람들도 많으니 말이다. 2년 전, 직장에서 나에게 인격모독을 하던 상사 역시 성공, 성취에만 집중했고 그 결과 아랫사람들을 자신의 성공 도구로 삼았으니 말이다. 스타일리스트의 글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는 살면서 한 명 이상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작년까지만 해도 나 자신에게 늘 성공을 목표로 더 많은 성취를 주문했다. 매년 쓰는 새해 계획에는 회사에서의 성공,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목표를 세우곤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성공을 목표로 달려가는데 문득 내가 '행복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나는 내 마음의 여유를 찾기보다 성공을 위한 자기 계발에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나는 내 욕심만큼 더 나아가지 못하는 나를 볼 때마다 이따금씩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조급하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노력한 만큼의 보상과 인정이 따라오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했다. 나보다 빨리 좋은 기회를 잡은 사람들을 보며 질투하기도 했다. 성공을 쫓는 삶은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늘 행복하기 위해 성공을 꿈꾼다. 행복해지는 방법도 모른체 말이다.




성공하는 어른이 되는 방법은 너무나도 많지만 성숙한(좋은) 어른이 되는 법은 아무도 안 알려준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한 어른이 꽤나 많이 볼 수 있지만 막상 바르고 성숙한(좋은) 어른은 흔히 볼 수 없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어른의 목표는 흔히 '좋은 집'을 사는 것, '연봉'을 높이는 것, '명예'를 얻거나 유명해지는 것들이다. 아무도 좋은 어른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이 우리는 좋은 어른, 바른 어른, 성숙한 어른이 되는 걸 꿈꾸기 어렵다.



30살을 앞둔 내가 생각하는 성숙한(좋은) 어른이란 자기감정을 절제하되 솔직할  알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타인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자신의 실수와 부족함을 인정할  아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족함을 기꺼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그들은 가진 것에 감사할  알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행복할  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이렇게 '인성 논란' 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모르고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다. 자기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결함을 숨기고  포장하려고만 한다. 그렇기에  모진 성격이 개선되지 않고 타인을 베는 칼로 쓰이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아이린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다만 내가 짐작하는 건 적어도 그녀는 성공했지만 좋은 사람은 아닐 거란 거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았던 성공한 사람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도 '좋은 인격'을 강조하지 않은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건 비단 연예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전에 재벌가의 갑질 사건 논란처럼 성공한(힘있는) 사람들의 갑질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만연한 문제였으니 말이다.



행복의 지름길은 성공(돈)이 아니라 '성숙한 인격'이라는 것을 우리가 좀 더 깨우칠 필요가 있다. 이제야 나도 성공과 성취보다 바르고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숙한 인격 수양 없는 성공은 속 빈 강정이다. 단순히 성공만으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으니 말이다.


가진 것에 감사하고 행복할 줄 하는 사람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되 절제할 줄 아는 사람

부족함 부분을 인정하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목표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그때야 비로소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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