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회사를 나가기 위해 노력하다.

by 북극곰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노력하듯 회사를 나가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 대책 없이 나가면 고생하는 건 나 자신이기에 최대한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 때 누릴 수 있는 안정감, 월급, 정보, 인맥을 활용해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다니면서 3개월 안에 100군데의 이력서 지원을 하고 10군데의 면접을 보고 퇴사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나는 매일 쇼핑하듯 구직사이트를 들락거리면 내 직무와 연관 있는 직무는 모조리 신청했다.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적당히 이력서 올려두고 여유롭게 누군가 내게 제안 오면 응하는 자세로 있지 않았다. 빨리 여길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큼 절박하고 공격적으로 준비했다.



본격적인 구직활동을 한 지 2주 차까지만 해도 이력서를 지원해서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원 전략을 바꿔 내가 필요한 회사 중심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할 수 있는 회사들까지 지원 폭을 넓였다.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공격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니 구직활동 한 달 차에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두 군데씩 면접 제의가 들어왔다.


서류 지원조차 쉽지 않다는 걸 느낀 후에 서류합격의 확률을 높이고자 서류 합격 허들이 낮은 회사까지 모조리 지원해서 지원 횟수를 늘린 것이다. 잘 모르는 회사라면 서류합격 후에 면접을 보러 안 갈 수도 있고 혹은 면접을 봤는데 생각보다 대우가 좋을 수도 있으니 대기업만 고집하진 않았다. 어쩌면 회사의 규모가 내게 안정성과 좋은 대우 혹은 성장하는 기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걸 지난 5년간 몸소 체험했기에 회사의 규모에 연연하지 않았던 거 같다.



한 달간 매일 구직사이트에 등록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채용 공고를 수시로 보곤 했으니 내 직무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지,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객관적으로 구직시장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다 회사 내 누군가에게 퇴사할 거란 얘기를 하면 그들은 모두 나를 말렸다.

"밖은 전쟁터야. 여기에서 버텨. 특히 요즘 코로나라 더 일자리 없어."

직접 퇴사준비, 이직준비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뉴스만 보고 시장 상황을 판단하고 내게 조언했다. 그런 그들에게 내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노력하고 있고 몇 군데 면접 제의가 들어왔고 하루에 내 직무의 채용공고가 몇 개씩 올라오는지 구태여 설명하진 않았다. 나를 위해 해주는 말이지만 나에게 도움되는 조언은 아니기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그렇게 이력서를 올린 지 3주 만에, 신생 스타트업으로부터 면접 제의를 받았다. 첫 면접이었고 최대한 빨리 퇴사하고 싶은 절박한 마음이었기에 면접 보기 전에 인터넷에서 관련 업계, 해당 회사에 대한 정보를 꼼꼼하게 공부하였다. 그리고 재직 중인 회사에서 해당 직무와 동일한 직무에 있는 지인에게 업무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그 결과, 첫 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면접을 보면서 본 회사 분위기는 내가 원하는 회사 분위기와는 달랐기에 2차 면접은 응하지 않았다. 첫 면접을 통해 얻은 것은 회사가 구직자를 면접 보듯 구직자도 회사를 면접 본다는 것이다. 회사를 나갈 치열한 준비 끝에 나는 한걸음 한걸음 회사 문 밖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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