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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Apr 11. 2021

나는 당신이 불편합니다.

인생에서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의 80%는 인간관계에서 오지 않나 감히 생각해본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형제와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회사 동료와의 관계 등 우리가 크고 작게 얽히고설켜 있는 인간관계들 속에서 때로는 갈등을 겪거나 마음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들은 내게 남아 스트레스가 된다.



서로 아주  갈등을 겪은  아닌데 상대가 불편해지는 감정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가령, 짧게 함께 일한 상사가 나를 마치  안다는 듯이 "너는 영업직에서 살아남을  없어. 앞으로 지원부서로 이동하려고 노력해."라며 평가하는 말이 불편했다. 마치 평가자가 되어 나를 단정 짓는 듯하였다. 내가 결정해야 하는  커리어, 진로의 영역을 침범당한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나를 걱정하는  조언하는  말에 반박하기도 어려웠다. 의도는 '나를 위한' 조언이었으니 말이다.


오래 알던 친구가 불편해지는 , 연애 혹은 진로 문제로 내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마음을 토로할  “이렇게 하라고 말했잖아,  말대로  생각 없으면 그냥 나한테 전화하지 라는 말에서 시작되었다. 위로와 공감이 필요했을 뿐인데 3자가 보는 솔루션만을 강요받았다. 친구의 조언대로 할지  할지는 나의 선택인데 그대로 진행하지 않는다면 친구에게  이상 전화하여 위로를 받거나 공감을 구  없는 듯했다. 그래서  속상함을 위로받고자 털어놓는  조심스러웠다.



나의 이러한 불편함의 원천은 상대에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없다는 마음이었다. 나의 단편적인 일부 모습만을 보고 나는 이런 사람 혹은 이래야 한다고 단정 지어 버리는 게 불편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불편함으로 괴로운 사람은 '나'였다. 정작 상대는 내가 상대방을 불편하게 생각한지도 모르고 나만 상대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그 상대가 내게 연락이 오는 게 반갑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찬찬히 내가 느낀 불편함을 들여보며 어떻게 이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하였다.


누군가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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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내 영역을 침범하거나, 상식이 통하지 않거나, 의존심이 너무 강하거나, 도무지 대화가 안 되는 등의 이유로 우리 마음을 심히 불편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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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 감각을 기르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냥 흘려버리기. 즉 스루 through 능력입니다.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中


내가 느낀 불편함이 '나를 단정 짓는 상대의 말투' 때문이었다. 상대는 왜 그렇게 나를 다 아는 듯이 단정 짓고 결론 내어 말을 할까? 어쩌며 상대가 자신과 나의 각자 영역을 구분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상사는 회사에서 내 커리어를 자신이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하였을지 모른다.

친구는 공감과 위로가 아닌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이 자신만의 위로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나는  영역을 침범한 사람들의 사정을 생각해보았다. 누구에게나 그렇게 말한 맥락은 있을 테니 단순히 그들이 각자의 영역을 알지 못하는 무례한 사람으로 규정하기 전에 그들의 입장과 사정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그들이 내게 '무례한 사람', '불편한 사람' 아닌 좋은 지인으로 남을  을 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에 내가 그들에게 받은 불편함과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니 말이다.


그러니 마음이 편안해질 나를 위해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룸을 만드는 것이다.

상대의 불편한 말, 행동에 대해 '무슨 사정이 있을 거야'라고 여기는 일은 그 자체가 '스루 능력'에 해당합니다.
 
상대로 인해 불편한 마음이 신경 쓰일 때 우리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먼저 떠오릅니다.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왜 말이 안 통할까?'
이러한 의문이 그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느낌으로 이어집니다. 그럴 때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아마 뭔가 사정이 있을 거야.'
'이야기를 들어 보면 납득이 될 테지.'
'그래도 예민한 문제이니까 지금은 물어보지 말자.'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있는 날이 올지 어떨지와는 별개로, 이는 실질적으로 더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닌 게 됩니다.

자세히 알게 되면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납득되는 저마다의 사정이 숨어 있습니다. 이때 납득한다는 것은 '내 것으로 만든다.', 즉 컨트롤 감각을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스루 능력의 기본입니다.

상대에게 무슨 사정이 있어서 지금은 저렇게밖에 행동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사안을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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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거야.'라며 흘려버린다.
이 같은 마음가짐이 문제를 해소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흘려버리는 작전은 분명 '에너지 낭비'를 줄여 줍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지요.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中


그러나 이렇게 상대의 말과 행동을 언제나 흘려보내며 그럴 만한 사정을 고려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불쾌함을 모른 채 지속적으로 내 영역을 침범할 수 있으니 근본적으로 상대의 무례를 일깨워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내가 본 단편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단정 짓고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는 실수는 우리가 흔히 저지른다. 이렇게 영역 침범은 가까운 관계에서 흔히 하는 실수이기에 단호하게 "마음대로 단정 짓지 마. 네가 보는 게 나의 전부는 아니야."라고 되받아치기 쉽지 않다. 그렇게 단호하게 대응하면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널 아끼니깐.."라며 오히려 상대가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러니 내가 받은 불편함을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게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다.



예전에 불평은 많지만 한번 일을 하면 최선을 다해 성과물을 만들어내는 팀장님이 계셨다. 새로운 과업으로 다들 당황할 때, 그 팀장님은 제일 큰 소리로 불평하셨다. 그 불평을 보고 나는 "에이~ 팀장님 겉으로만 불평하시지만 또 혼자 엄청 열심히 하실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농담처럼 '겉으로만 불평하지 총대를 메지 않고 순응하실 거잖아요'라는 메시지를 내포한 말이었다.


후배의 선을 넘는 농담에 그 팀장님은 "아 너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나를 쳐다보셨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내가 본 모습으로 팀장님을 단정하듯 말하는 게 얼마나 큰 실례인지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누군가 고민을 토로하면 상대에게 충고를 통해 솔루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본 시각만으로 상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오만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게 상대를 위한 일이고 내가 본 시각이 절대 객관적이라는 착각에 빠져 상대의 영역을 쉽게 침범한다.


그러니 누군가 내 영역을 침범해올 때 아주 부드럽게 상황을 전환시키는 방법은 "너는 그렇구나. 너는 나를 그렇게 보고 있구나. 너는 그런 생각을 하구나."라는 말로 상대의 말이 어디까지나 상대의 입장에서 본 생각임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내 영역을 지키는 대화법

즉, 상대가 "너는 이런 거 싫어하잖아?"라고 말할 때 "아, 넌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식으로 대답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영역의 정보가 무엇 하나 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좋다고도 싫다고도 말하지 않았으니까요.
-
'충고'는 전형적인 영역 침범이지요.
상대방은 왜 충고를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이쪽의 상황을 보고 있자니 신경이 쓰이는 게 견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혹은 내 쪽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뭐가 됐든 이는 상대방 영역 내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나도 그랬으면 좋겠네.", "걱정해 줘서 고마워."처럼 상대방 영역 내의 이야기로 한정하면 됩니다. 아니면 이렇게 말해 봐도 좋습니다. "충고가 필요한 게 아니니까 그냥 들어만 주면 안 돼?"

-사람에게서 편안해지는 심리학 中



인생사 수많은 종류의 스트레스 속에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가장 손쉽고 속 편한 방법은 '손절'일지도 모른다. 불편한 사람 안 보고 살면 그만이니 말이다. 그러나 불편한 사람과 인연을 끊었다고 상대에게 받은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따금씩 상대의 언행이 생각나면 내가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도 할 거고 또 다른 상대가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여 무례하게 행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상대가 그렇게 말한 사정을 고려하여 어쩌면 그가 부족하거나 몰라서 한 실수임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만 듣고 말하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하고 실수하기도 하는 불완전한 인간이니 말이다.



나의 불편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에게 위로를 하며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 그리고 그 여유를 토대로 나는 다른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나 되돌아보았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내 방식대로 충고하고 가르치려 들지 않았나?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며 단정지어 말하지는 않았나? 나의 상식이 옳다고만 고집하며 대화하지는 않았나?



더 나은 내가 되는 것이야 말로 상대가 주는 불편함을 컨트롤하는 방법인거 같다. 내가 타인을 완전히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내가 바꿀 수 있는 나의 마음, 나의 대응을 바꾸는 것 말이다. 이렇게 상대를 컨트롤할 수 없어 불편했던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게 되었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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