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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Aug 14. 2023

1억이 떨어졌다. 그리고 1억이 올랐다.

프롤로그. 널뛰기는 끝나지 않았다.

작년에 들어와 지금 살고 있는 신혼집의 전세가가 1억이 떨어졌다. 작년 초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한창 집 보러 다니던 그때 그나마 다른 매물대비 저렴하게 계약했다고 생각했는데. 전세역전되는데 걸린 시간은 단 6개월. 계약한 지 6개월 만인 올해 초, 전세가가 1억이 떨어졌다. 속이 쓰렸다. 그치만 2년 계약 만기 후에는 나갈 거고, 그 당시 다른 매물보다는 저렴하게 계약했다고 자위했다. 그리고 어쩌면 전세가의 하락은 집값 하락의 증조인가 싶어 은근 기대되기도 했다. 내년에는 내 집마련할 생각이었기에 집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겠지 기대하며 올초부터 이사 가고 싶은 아파트 임장을 다녔으니깐.  

집값이 하락세를 들어가는 듯한 올해 초부터 임장을 다녔다. 내가 매수하려는 내년 중순까지는 집값이 조정받을 듯하니 미리 관심 있는 아파트는 근처 부동산과 관계를 쌓아둬야겠다 싶었다. 임신 6개월 차이던 지난 2월부터 임장을 다녔고, 만삭이던 5월까지도 집을 보러 다녔다. 그때 갔던 대부분의 부동산은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지금 가격 다시 안 올 거라며 계약을 부추겼다. 매수하려는 날까지 1년이나 남아있었기에 조급하진 않았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하는 말이 뭔가 당장 계약하게 만들려는 상술처럼 느껴졌다.


"지금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요. 아마 집값이 조금 오르긴 할 거예요."

"이 매물은 오늘 계약 안되면 집주인이 전세로 돌린대요."


그럼에도 임장 다니면서 당장 내가 본 집이 오늘 내가 계약하지 않으면 집주인이 전세로 돌린다거나 가격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갭투라도 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다. 부동산의 상술인지 아니면 솔직한 현실인지 혼란스러웠다.



매수하고자 하는 나는 '집값하락파'였기에, 오를 수도 있다는 부동산의 말을 외면하고 싶었다. 그렇게 만삭이던 지난 5월에 본 매물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난 지금 내가 본 매물은 5천만원이 올랐다. 부동산에서 집 보러 온 사람을 보고 애태우며 계약시키려고 하면 집값이 떨어질 시점이고, 매수인이 애태우며 계약하려고 하면 집값이 오를 시점이라고 하던데. 내년까지 시간이 남아서 급하게 매수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내게 조급하게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부동산을 보며 한편으로 안도했는데.. 이렇게 알 수 없이 널뛰기하는 부동산 속에서 이 속설마저 통하지 않는 말이 되어버린 건가! 이제 부린이는 무슨 시그널을 보고 부동산의 앞날을 봐야 할까...


 그렇게 올해 초인 7개월 전과 비교하면 매매가가 1억이 오르고, 마지막으로 보던 매물은 3개월 만에 5천만원이 오르는 부동산을 눈앞에서 경험하니 조급함만 가중되고 있다. 아니 무슨 집값이 1년도 안된 사이에 이렇게 널뛰기를 하는 건지? 작년에 고공행진하고 이제 숨 고르기 하나 싶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숨 고르기를 이렇게 짧게 한다고? 마치 100m 수영경기를 하는데 중간에 숨 쉬려고 고개 빼꼼 숨고르고 다시 달려가는 모양새다.


앞으로 내게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집을 매수하려는 날이 딱 1년 남았다. 1년간 아기 엄마가 내 집마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걸 글로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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