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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곰 Nov 23. 2019

친절함은 어떻게 능력이 될 수 있을까?

친절함은 쌍방향 소통에서 나온다.

유명 대학병원 외래 진료를 가서 두 종류의 의사를 보았다. 환자가 들어와도 눈도 마주치지 않고 본인의 진료 결과만 3분 이내로 말하고 끝내는 의사가 있다. 환자로서 더 묻고 싶은 게 있어도 냉랭한 태도에 움츠려들어 그냥 나온다. 반면에, 친절하게 차근차근 어려운 의학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질문도 받아주는 의사를 보면 쉽게 궁금했던 걸 물어보고 환자는 처방에 신뢰감을 가진다.


우리는 둘 중 어떤 의사가 유능하다고 느낄까?


대부분은 후자의 의사가 유능하다고 느낄 것이고 그에게 진료를 받고 싶을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풀어서 설명해준 친절한 그의 진료와 처방을 이해하였고 자신의 궁금증도 풀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친절함은 유능함으로 이어진다.

때로 우리는 내가 더 아는 분야에서 잘 모르는 사람과 얘기할 때 귀찮아하거나 갑의 입장(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입장)에 있으려고 할 때가 있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명하기보다 내가 아는 것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이다. 흔히 관리자들이(정보를 더 가진 자) 부하 혹은 협력사에게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부터 설명하기보다 '그것을 해야 한다.'는 설명에 집중하고 내 임무는 끝났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으니 이것이 효율적이고 유능한 처리방식이라고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내 입장에서 할 말을 다 했으니 이제 상대가 내가 요청한 대로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만 서서 '친절함'을 잃을 때 소통은 막힌다. 그리고 이 소통이 막히면 원하던 바(성과)를 얻을 수 없다.


최근 회사에서 다른 유통업체와 협업을 할 때 우리 회사를 맡아 소통하는 MD가 있었다. 불친절을 넘어 까칠한 싸가지였다.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 갑의 입장에서 가르치려고만 하는 그 싸가지에게 우리 회사 직원들이 모두 컴플레인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그와 일 못하겠다고 들고일어난 것이다. 상호간에 예의를 지키며 소통하기보다 상대를 깔보고 지적하고 가르치려고만 드니 아무도 그와 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그와 상종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이렇게 서로 소통이 안되니 서로 놓치는 일이 잦았고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결국 우리 회사는 해당 회사에 MD를 바꿔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일도 못하고 싸가지도 없는 나쁜 사람으로 회자되고 있다.


까칠한 사람은 아주 잘해야 본인의 능력 딱 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대부분의 경우는 본인의 능력(성과)보다도 낮게 보이거나 무능해 보인다. 사실 내 업무를 구매하는 혹은 협업하는 대상과의 쌍방향 소통이 없이는 큰 성과를 낼 수 없다. 예를 들어 강사는 학생들의, 영업사원은 거래처의, 광고사는 광고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소통하면 만족스러운 성적을, 실적을, 광고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일을 했으나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상대만의 입장을 조금만 더 생각하는 친절함이 있다면 그는 본인의 능력보다 많이 인정받을 수 있고 실적도 낼 수 있다.


특히 이 친절한 소통은 중간관리자에게 아주 중요한 역량이나 간과되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 중간관리자는 상부와 하부를 연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부의 입장을 하부에 그대로 전달하며 때로는 강압적으로 리드할 때가 있다. 상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중간관리자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부의 입장에 대한 이해없이 상부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그리고 상호 간의 이해 없이는 원하는 대로 하부를 움직이고 성과를 낼 수 없다.


한 예로, 중간관리자인 선배 중에 말을 친절하게 하는 선배가 있었다. 다들 그를 보며 말을 이쁘게 한다고 한결같이 칭찬했다. 그의 강점은 친절한 성격으로 밑에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상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동시에 하부의 입장을 무시하지 않고 정리하여 상부에 전달했다. 그는 중간에서 서로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하며 밑에 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그의 밑에는 그를 따르는 강력한 팬들이 많았고 이는 그대로 그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친절함은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소통에서 나온다. 일방적으로 내 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내가 원하는 바를 설명하는 것 말이다. 사실 청자 입장까지 생각하는 친절함으로 업무가 오래 걸리고 돌아가는 것 같아도 사실은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인 것이다.


친철한 소통 두 가지만 기억하자.

1)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기

2)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기


#친절함 #능력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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