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Kim Aug 29. 2023

경수점의 첫 모임, 그때만 해도 이런 삶이 펼쳐질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경험수집잡화점 후기를 검색하다 우연히 어떤 분이 경수점의 시작을 연 <하루 15분 독서> 모임 모집 글을 링크하신걸 보고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에 쓴 내 글을 읽었다. 올린 날짜를 보니 2017년 10월 14일. 글 제목은 '하루 15분 독서 도전 멤버 모집!' 지금에서 다시 읽어보니 그때가 생각나서 감회가 새롭다. 


인생이란 건 점과 점이 이어지는 거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다. 그때 하루 15분 독서 모임 모집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경험수집잡화점은 존재하지 않았을거다. 그런데 왜 하필 15분 독서 모임이었냐고 하면, 내가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하고, 사람들도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쩌다 난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됐을까? 



고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때 교회 청년부 회장형이 나에게 뜬금없는 조언을 했다. 여름 방학 기간 동안 국영수 공부 말고 책을 50권만 읽어보면 진짜 니 인생이 달라질거라고! 그 당시 나는 1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었다 보니 그 말을 듣고 어이없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될일은 되려고 하는지, 그 날 이후로 이상하게 그 말이 계속 뇌리에 남아서 여름 방학동안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읽은 책이 50권에 조금 못 미친 47권. 이때 읽었던 책들이 (지금 생각하면 진짜 뭘 몰랐지) 죄와벌, 폭풍의 언덕, 노인과 바다 이런 고전 문학들 ㅋㅋ 지금 생각해도 미쳤지. 근데 놀라운 게 2학기 개학을 했는데, 학교 수업이 너무 쉬웠다. 선생님들이 하는 말들이 너무 쉽게 이해가 되서 따로 복습할 필요도 없을정도. (아.. 이런 이야기는 조심 해야하는게 이런거 보고 또 애들 책만 읽힐라...ㅎㅎ 암튼 난 그랬다) 그때 부터 책을 쭉 애정하며 읽어왔던 것 같다. 



그렇게 고등학교 여름방학의 무모한 도전의 점이, 글쓰기로 이어졌고, 글쓰기의 점은 브런치에 작가로, 그리고 하루 15분 모임을 모집하는 점으로 이어졌다. 그걸 시작으로 모인 사람들이 글쓰기도 열어주면 안되냐고 요청하고, 운동은 왜 안만들어주냐고 요청해서 만들어 진게 경험수집잡화점! 내가 좋아하는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이란 책에서 잡화점이란 이름을 빌려왔다. 이곳에서도 그 소설처럼 일상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우리는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점들을 찍는다. 지금은 이 점들이 대부분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때가 이르면 그 점들이 연결되기도 하고, 또 그 점이 다른 점으로 연결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삶이 펼쳐지는게 또 인생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책을 읽으며 글쓰는 삶을 상상 했을까? 2017년에 하루 15분 독서 모임을 모집하며 경험수집잡화점을 상상이나 했을까? 전혀 아니다. 완전히 상상도 못했던 삶이 펼쳐지고 있다. 그렇게 보면 또 이 다음은 어떤 점으로 연결되서 나를 다른 삶으로 인도할까? 불안과 설렘이 늘 공존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 읽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는 공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