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VOD 형태의 동영상 강의가 잘 팔렸다. 기업 입장에선 콘텐츠와 시스템을 한 번 구축해 두면 백명이든 만명이 구매해서 듣든 큰 비용의 차이가 없어서 돈을 벌기도 좋았다. 구매자 입장에서도 정해진 시간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템포에 맞게 어디서든 볼수 있다는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요새는 VOD 동영상 시장의 수요가 꽤나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 이면에는 구매자들이 ‘아.. 내가 이런 식으로 혼자서 의지를 갖고 공부하는게 쉽지가 않구나…’라는 깨달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시간을 강제로 붙잡아두는 라이브 강의 형태가 각광을 받고 있는데 그러자니 제공자 입장에서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그런데 생각해 볼 문제가 사람들이 라이브 강의를 선호하게 된 이유이다. 라이브 강의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내 의지력과 시간을 묶을 수 있고, 또 궁금한 부분을 그때 그때 물어보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 했을 텐데, 그럼 이건 라이브 강의로만 해결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생각한게 VOD 동영상이 가진 이점을 살리면서도 학습자들이 끝까지 완강을 통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과정을 독려하고 Care해주는 트레이너(?)를 붙여주는 방식이다. 이걸 강의를 한 강사가 해줄 수 있다면 베스트일 거고, 아니라도 이런걸 잘 챙기는 사람이 트레이너가 되서 성과를 만들수 도 있을거다. 하지만 여기서도 너무 많은 인력 리소스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트레이너의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낼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다시 서로가 해피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학습자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수도 있다. 내가 이 20강이나 되는걸 꼭 다 보고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트레이너 한테 궁금한거만 물어보고 핵심만 정리해서 알려달라고 하면 더 빨리 배울수 있지 않을까? 여기까지가 지금의 배움의 형태가 아닌가 싶다.
어쩌면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려는 우리 둘째는 멀지 않은 미래에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지도 모른다.
“아빠 왜 그 긴 강의를 듣고 있어요?” 또는 “왜 그 두꺼운 책을 읽고 있어요? 튜터(AI)한테 핵심 내용 10가지로 정리해달라고 하면 바로 알려줄텐데?” 아이가 생각할 때는 나의 배움의 방식이 원시적으로 보일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상황과 맥락에서 핵심을 도출해내는 능력을 효율이란 명목하에 아웃소싱 시켜버려도 되는 걸까?
그러면 우리 인생이란 상황과 맥락에서의 본질은 누가 도출해줄 것인가? 이것도 AI한테 부탁해 봐야하나? (더 자세히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출근도 해야하니 오늘은 여기 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