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가만히 되짚어보면, 송길영님의 세바시 강연에서 들었던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다. “무언가 큰 것이 온다.” 그 문장은 단순한 예고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변화에 대한 확인처럼 느껴졌다.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AI 혁명이라는 표현은 과장이 섞여 있을지 몰라도, 일하는 방식과 생산의 구조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감각만큼은 분명했다. 불꽃놀이는 잠깐이지만, 그 빛이 남긴 잔상은 오래 간다. 오늘 하루는 그 잔상이 내 생각을 계속 자극했다. 아이디어를 더 느슨하게, 더 깊게 풀어내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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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면에서도 의미 있는 하루였다. 매출이 발생했다는 사실보다, 그 수익이 내 시간을 그대로 갈아 넣은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 더 좋았다. 어딘가에 심어둔 씨앗이 스스로 자라 열매를 맺기 시작한 느낌. 당장 크지 않아도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들면 마음이 단단해진다. 더 많은 씨앗을 심고, 서두르지 않되 꾸준히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욕심은 불안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향한 자연스러운 신호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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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첫 번째 강제 집필 모임에 참여했다. 확실히 시간을 묶어두고 강제로 환경 설정을 하니 글이 술술 써졌다. 평소 나를 붙잡고 있던 망설임이나 판단이 조금씩 녹아내리고, 생각이 먼저 앞으로 나가고 손이 그 뒤를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미뤄두기만 했던 원고 에피소드를 두 시간 만에 세 개나 꺼내놓았다는 사실보다, 다시 쓸 수 있는 몸 상태로 돌아왔다는 게 더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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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록은 솔직히 썩 만족스럽진 않다. 저녁을 대충 넘겼더니, 결국 과자로 균형을 맞추려는 보상심리가 올라왔다. 노트북 앞에 앉아 있으면 늘 그렇다. 할 일이 많아질수록, 집중해야 할수록 쓸데없는 간식이 더 또렷해진다. 알고 있으면서도 반복하는 걸 보면, 이 또한 관리의 영역이지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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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감정의 결이 꽤 다양한 하루였다. 들뜸도 있었고, 만족도 있었고,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감정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꽤 건강한 하루였다. 매일의 작은 성취와 작은 흔들림이 쌓여 결국 다음 장을 만든다. 큰 결심보다 중요한 건, 오늘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하며 하루를 접는다. 작은 열매를 무시하지 않는 태도,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일지도 모르겠다. #자립일일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