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 다시 읽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by Peter Kim

요 며칠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 읽었다. 예전엔 그저 역사 속 한 페이지를 풍자한 소설로만 보였는데, 이번엔 묘하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겹쳐 보여 마음이 복잡했다. 80년 전의 문장들이 왜 2026년에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걸까.

가장 깊이 와닿은 건 '정보와 언어의 장악'이다. 지배계층이된 돼지들이 7계명을 자기 입맛대로 슬쩍 고치고, 통계 수치를 들이대며 동물들을 설득하는 장면은 꽤 섬뜩했다. 알고리즘이 짜준 정보만 편식하며 우리도 모르게 사고의 틀이 갇히는 모습과도 닮아 있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문장이 변질되는 과정은, 기술이 고도화된 현대 사회에서도 정보권력을 쥔 소수가 어떻게 대중의 눈을 가릴 수 있는지 경고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성실한 말 '복서'의 비극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풍차를 세웠지만, 정작 그 풍차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고민하지 않았다. 비판적 사고 없이 그저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헌신하는 모습. 어쩌면 거대한 기술 문명 속에서 시스템이 정해준 속도에 맞추느라, 정작 중요한 본질은 놓치고 있는 나의 모습은 아닐까 싶었다.

결국 오웰이 말하고자 한 건 공산주의 같은 특정 체제의 비판보다 '권력의 부패하는 속성과 대중의 감시'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권력이 인간에서 돼지로, 혹은 시스템과 인공지능으로 옮겨가더라도, 깨어 있는 시선이 없다면 그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진리.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과 돼지의 얼굴을 구별할 수 없게 된 것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비판하던 대상과 닮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게 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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