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낫고나니 첫째가 비슷한 증상으로 다시 아프기 시작. 마음이 또 무거워진다. 아이들이 아픈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무거워지는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이럴 때면 건강하기만 한 것도 꽤나 큰 효도가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우리 아빠도 그렇게 생각하시겠지. 내 건강도 잘 돌보자.
아빠 이야기를 하는데 며칠전 문득 아빠랑 통화했던 게 떠오른다. 카톡으로 ‘아들아 시간되면 전화 바란다’라는 메시지가 와 있어서 전화 드렸더니 칠순이시라 계획했던 일본 여행을 못갈거 같다고 하신다. 아니 비용도 우리(나와 누나)가 준비해서 갈텐데 왜 그러실까란 마음이 들었는데, 이유를 여쭙는 질문에 머뭇거림과 함께 짧은 정적이 흐른다. 그러다 요새 이가 좀 안 좋다고, 어금늬가 3개인가 이유 없이 빠졌는데 어제 또 하나가 빠졌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음식 먹는게 영 불편하다고.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하나만 빠져도 불편할텐데 왜 그렇게까지 빠지도록 방치해 두셨을까란 속상한 마음도 올라왔다. 내심 눈치를 보니 작년 하반기 정도부터 하시는 일이 급격히 줄더니 주문이 거의 없어 돈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어떻게든 자식들한테 이야기 안하고 본인이 해결해보시려고 하다가 결국 여기까지 온 듯 보였다.
바로 일단 치과에 가서 진료 받으시고 임플란트든 뭐든 필요한 조치를 다 하시라고 말씀 드렸다. 비용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도 알려주시면 보내겠다고.
전화 통화를 끊고 나서 괜히 속상한 마음이 울컥 올라온다. 전화로 말하시기까지 얼마나 고민하셨을지, 또 그동안은 얼마나 불편하셨을지, 그냥 빨리 말하시지 왜 지금까지 버티시기만 한건지.. 그리고 난 왜 그정도도 살피지 못했을까란 자책. 하지만 자책으로 끝나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걸 잘 알기에 누나에게 바로 전화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빠의 진료 결과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요새 구글 포토에서 자꾸 10년 전 오늘사진을 보여주는데 첫째가 완전 애기때 사진들이 뜬다. 엉금엉금 기어다니던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커서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고 그러는지 세월이 참 빠르단 생각이든다. 아빠가 보기에도 내가 그러겠지. 어느새 꼬꼬마 아이가 마흔이 훌쩍 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될 정도로 커버린 건지. 돌이킬 수 없는 세월 더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사랑해서 후회할 일은 없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