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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Oct 13. 2017

힘 빼기의 기술

주삿바늘 앞에 초연한 엉덩이 처럼 힘을 빼면 삶은 더 경쾌하고 유연해진다

회사에서 삼삼오오 모여 하고 있는 북모임이 있다. 지난 달엔 <힘 빼기의 기술>이란 책을 함께 읽었다.

가볍게 읽히고 좋다. 일단 제목부터가 솔깃하다!


힘 빼기의 기술, 김하나 저, 시공사, 2017


책 표지의 카피라이터 김하나라는 문구에서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간다. 카피라이터라니!

몇 가지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함으로 책 소개를 갈음하고자 한다.



충고를 안 해야 돼요

에피소드 중 30년 넘게 함께산 부부가 부부싸움을 한번도 안한 비결이 나온다.

남편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본다.


"충고를 안 해야 돼. 입이 근질근질해 죽겠어도 충고를 안 해야 되는 거라예.
그런데 살다가 아, 이거는 내가 저 사람을 위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한 번은 얘기를 해줘야 되겠다...... 싶을 때도 충고를 안 해야 돼요."


결혼 한지 4년 남짓 지났는데, 명쾌한 비결이다! 싶어 마음에 새겼다!




빅토리 노트

에피소드 중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읽은 책'이란 제목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책의 이름은 <빅토리 노트>다.

무슨 책일까 궁금했는데, 저자의 어머니가 저자가 태어나면서 부터 만 다섯살 때까지를 기록한 육아노트란다. 스무살 생일에 주려고 기록했다고 했다. 저자는 100페이지 남짓의 이 노트를 1년에 한번 생일이 되면 늘 꺼내 본다고 했다.

어린 시절 누나에 비해 유독 사진 한 장이 없던 나는 이 노트가 참 부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킬 순 없으니 내 것은 포기하고, 하나뿐인 아이를 위해 나도 육아노트를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종종 온라인에 육아일기를 쓰고 있긴 하지만, 훗날 아이에게 선물로 준다고 생각하면 빅토리 노트 처럼 아날로그로 노트에 직접 글씨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당장 노트부터 사야겠다. 그리고 플러스펜도. 저자가 말하길 플러스펜으로 쓴 부분은 삼십년이 넘게 지나도 번지지 않고 변질되지 않았다고 했으니.


덧. 실제로 이후 육아노트를 하나 마련했고, 이름을 <B-Note>라고 붙여주었다!




태도, 행동, 실천

에피소드 중 '관점과 태도'라는 글이 있다.

마음에 새겨볼 만한 이야기 인것 같아 원문을 옮겨 본다.  


관점이란 어떤 문제를 보는 시각, 눈높이,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 등의 문제다. 이것은 그 사람의 직간접 경험이 쌓여서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에 비해 태도란 행동 또는 선택이라는 뉘앙스가 더 들어가는 말인 듯하다. 어떤 문제에 대해 능동적 또는 수동적 태도를 취할 수도 있고, 긍정적 또는 부정적 태도를, 때로는 ‘무관심한 태도’라는 것도 가능한데 이것 또한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중략)
관점과 태도의 관계는, 어찌 보면 ‘말과 행동’ 또는 ‘생각과 실천’이란 쌍과도 비슷하다. 두 항목은 배치된 것이 아니며,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는다. 관점에서 태도가 비롯되고 태도가 다른 관점을 불러온다.(중략)
요즘은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선생님이랑 얘기하는 게 재미있어서 미치겠다. 이렇게 얘기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구 반대편에서! 나는 가정법도 배워야 되고 미래형도 다시 배워야 되는데 우리는 불완료 과거와 현재형만 써서 미친 듯이 음악, 영화, 책, 정치 등등에 대해 얘길 하고 있다. 이거 알아요? 그럼요! 그게 최고작이죠! 나도 정말 좋아해요. 당신이 좋아할 줄 알았어요! 아르헨티나 사람들, 너무 좋다. 내 관점이 며칠 만에 이렇게나 드라마틱하게 변할 줄 몰랐다.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내 태도가 달라지니까 관점이 변해간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역시 태도, 행동, 실천이다.


요새 더욱 더 절실히 느끼고 있는 부분이였는데, 읽고 있는 책에서 다시 보니 마음이 새로웠다.

태도,행동,실천! 기억하자!  




마무리

책을 읽으며 한가지 독특했던 부분이 있었다. 저자가 자신의 지인들의 실명을 성까지 또박또박 붙여서 에피소드에 자주 등장시킨 부분이었다. 그 지인들에게도 이 책은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지금 쓰고 있는 책에 등장하는 지인들의 이름을 실명으로 다 써볼까에 대해서 고민해 보게 됐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 책의 에피소드 중에 아는 사람이 있어 더 재밌게 읽었다는 페친분도 만났다. 정말 스몰월드에서 우린 살아 가고 있다고 다시 한번 더 느꼈다.




덧. 페이스북 라이브 오디오 방송에서 힘 빼기의 기술 에피소드 읽었습니다.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몇 번 더 읽을 예정입니다. ^^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0213933572590932&id=115797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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