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Kim Dec 06. 2017

니하오! 중국어 도저언~

중국어랑 친구하기 #1

지금은 다른업무를 하고 있지만 회사에서 리테일 마케팅 업무를 했었다. 

그 때 중국회사와 논의할게 있어 중국 심천을 다녀왔다. 중국 법인 분들이 다른 모델일로 바쁘셔서 중국 업체들과 만나는 건 영어가 가능한 현지 중국인직원과 동행했다. 공식적인 미팅에서는 당연히 나를 배려해 영어로 대화를 진행했지만 이동하는 차안에서나 식사시간에는 자연스레 그들간에 중국말이 오고갔다. 꺄르르르 웃음이라도 터질때면 무슨말을 저렇게 재미있게 하는 걸까 너무 궁금했다. 혹시 내 험담을 하는거는 아닐까하는 쓸데 없는 생각들도 들었다. 알아듣고 함께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중국어 공부의 생각을 키웠다. 


한국에 돌아와서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그때는 관심이 없어서 읽지 않았던 책하나를 주문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된 김민지님이 쓴 <중국어 6개월에 끝내고 알리바바 입사하기

실제로 이분은 중국어를 6개월만에 마스터하고 세계최고의 상거래 회사로 꼽히는 알리바바에 입사한 경력이 있는 대단한 분이었다. 책의 내용은 일반적인 어학서적과는 많이 달랐다. 중국어 공부의 유용한 팁들도 많았지만, 더 와닿은 건 이거였다. 자신이 중국어를 배우려는 목표에 맞게 효과적으로 포기할건 포기하고 집중할 부분에 초 집중하기! 

나는 중국어를 왜 배우려고 하는걸까? 

앞서도 말했지만 중국어로 중국사람들과 대화를 해보고 싶은게 큰 이유이고, 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거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HSK 5급 한 권으로 끝내기>란 책을 주문했다. 책은 빨리도 도착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막막했다. 영어처럼 알파벳부터 외워야하는건가? 막막함을 핑계삼아 차일피일 시작이 미뤄줬다. 더이상 미루면 안될것 같아 강제로 스마트폰을 보며 전화로 하는 중국어 학습을 유료 결재해버렸다. 그것도 3개월치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시작을 못할 것 같았다. 


결재를 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한달에 10회 수업을 받는 과정이었는데, 한번도 안하고 일주일이나 지나버린 것이다. 요새는 그래도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시작하기가 힘든 분야가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해서 한마디도 못하면 어떡하지? 중국어는 정말 알파벳조차 모르는데? 이런 생각게 차일 피일 수업을 미뤘다. 때마침 회사에서 조직 개편으로 새로운 부서로 이동하게 되서 일이 많아졌는데, '난 중국어 수업이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일이 갑자기 너무 많아져서 시간을 내기 힘들 뿐이야' 라는 자기 합리화와 핑계만 넘쳐났다. 그래봤자 수업은 15분 밖에 안하는데도 말이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 아이가 아직 잠들지 않았지만 아내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작은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폰을 꺼내고 무작정 중국어 수업을 요청했다. 전화가 연결되기 까지 1분전... 45초전.... 30초전, 시간은 흐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탈칵'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이게 왠걸 반가운 한국말이 흘러나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상대방은 한국어를 좀 쓸줄 아는 중국사람인 것 같았다. 중국어 얼마나 하냐고 물어보길래,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자기소개를 알려줄테니 한국말로 먼저 이야기 해 달랜다.

"안녕하세요" 

"니하오, 안녕하세요는 니하오 에요!" 

"저는 ㅇㅇㅇ입니다" 

"워 짜오 ㅇㅇㅇ 라고 해요, 따라해 보세요."

나는 더듬더듬 따라했고, 사람을 다룰 줄 아는 나의 중국어 쌤은 연신 발음이 좋다, 기억력이 좋다는 칭찬을 하며 나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러다 직업이야기가 나와서 "저는 마케터 입니다"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마케터요? 슈퍼마켓하세요? "라고 물어봐서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다며 마케터를 잘 모른다고 했다. 사실 마케터는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인데 ㅎㅎ  웃고 떠드는 사이에 15분이 지나갔다. 즐겁고 유쾌한 첫 수업이었다. 


나는 왜이리도 시작을 망설였을까? 막상해보니 영어로 하는 수업보다 훨씬 부담이 없었다. 영어 수업은 100% 영어만 사용해야 해서 부담감이 있었는데, 중국어 수업은 친숙한 한국어로 중국말을 가르쳐 주니 부담없고 재미있었다. 배우고 익힌 중국어를 써서 표현해 보고 싶은데 아직은 어떻게 표기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나 하나 배워서 그날 배운 중국어 표현도 중국어 표기로 올려 볼 예정이다. 중국어 공부하시는 분들 함께해요~~!!

You go we go!! 응? 


매거진의 이전글 만보 걷기 도저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