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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Feb 08. 2018

철학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철학은 권하다>를 읽고.

철학이라 하면 왠지 모르지만 어렵다는 생각부터 든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들의 이름은 알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꼭 알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철학을 모른다고 우리 삶에 불편함이 있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딱히 불편함도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에 저자는 철학이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도전한다. 저자인 줄스 에반스는 영국 최대 규모의 철학 커뮤니티인 런던필로소피클럽의 공동창립자이자 운영자로, 영국 전역에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삶과 맞닿은 실용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철학을 권하다, 줄스 에반스, 더퀘스트, 2012


이 책은 철학자들의 사상을 인용하며 삶을 사랑하는 12가지 기술을 소개한다. 

소크라테스가 권하는 ‘거리의 철학 ’과 질문을 던지는 기술

에픽테투스가 권하는 영혼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기술

무소니우스 루푸스가 권하는 흔들림 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기술

세네카가 권하는 마음속 기대치를 조절하는 기술

에피쿠로스가 권하는 지금 여기서, 삶을 즐기는 기술

헤라클레이토스가 권하는 저 위에서 내려다보며 사색하는 기술

피타고라스가 권하는 기억하고 매혹시키는 기술

회의론자들이 권하는 제대로 의심하고 비판하는 기술

디오게네스가 권하는 남의 시선을 벗어나 권위에 저항하는 기술

플라톤이 권하는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기술

플루타르코스가 권하는 역사 속에서 영웅을 찾는 기술

아리스토텔레스가 권하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술


아... 이름만 들어도 뭔가 아찔해지는 기분이 든다. 나도 그랬다. 그래도 다행히 책 내용은 생각만큼 어렵진 않다. 아직은 정신줄을 놓치 말자. 저자는 책을 통해 철학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렇게 밝힌다.


철학은 단지 추상적 사고과정이 아니다. 철학은 실천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리는 실천을 통해 미덕을 획득한다”. 의사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긴 하지만 의사가 하라는 건 하나도 하지 않는 환자들처럼 이론 속으로 도피해서는” 안된다. 철학은 훈련이다. 연습할수록 쉬워지는 정신적,육체적 운동이다. (본문 인용)


'거리의 철학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저자 답게, 철학을 고상한 상념으로만 묶어 두지 않는다. 철학은 실천이며, 훈련이라고 계속 강조한다. 게다가 연급할수록 쉬워지는 운동이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해서도 알 수 있지만 이책은 단순히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기만 하는 책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나도 금방 책을 던져버렸을 것이다. 오히려 끊임없이 철학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풀어냈다. 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실제로 영국 최대 철학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과 고민들이 이 책의 근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실천 철학들이 분명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가 많이 읽고 사랑하는 자기계발서들의 이론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의 이론이 철학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철학의 특정 부분을 저자가 취하고 그 것을 실천하며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진 자기계발서들이 많으니, 우리는 알게 모르게 철학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며 내 삶이 아리스토텔레스주의에 이렇게나 영향을 받았었는지 깨닫고 놀랐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사회에서 철학의 역할에 대해 아주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인간이 철학을 통해 자기계발을 넘어서 집단계발로 나아간다고 했다. 우리는 스스로를 도울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의 프로젝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본문 인용)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개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 스스로가 자신은 어떤 철학에 영향을 받았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부디 그것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최진석 교수는 자신의 저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철학을 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철학이란 철학자들이 남긴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 삶의 격을 철학적인 시선의 높이에서 결정하고 행위하는 것, 그 실천적 영역을 의미합니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본문 인용)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말했는지, 플라톤이 어떤 사상을 가졌는지 그 내용을 숙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철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가 철학적인 시선을 갖고 본인의 삶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철학을 하는 것이라고 최진석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줄스 에반스의 실천 철학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올해 부터 내면의 깊이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철학서적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은 삶을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내 삶을 결정하는 그 사유의 시선을 철학은 얼마나 높여줄 수 있을까?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당신에게도 이런 마음이 있다면, 또 시중의 자기 계발서, 누군가의 필터를 거치지 않은 원소스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런 당신에게 철학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철학에 입문해 보기를 권한다. 





■ 작가 약력: 사람들이 고대의 철학을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젊은 저널리스트.영국 최대 규모의 철학 커뮤니티인 런던필로소피클럽의 공동창립자이자 운영자로, 영국 전역에서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삶과 맞닿은 실용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 분야: 대중 철학

■ 책과의 인연: <내마음을 읽는시간>에서 저자인 변지영 작가님이 추천하셔서  읽게됨

■ 이 책을 읽으며 밑줄 그은 내용을 포함하는 독서노트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 Yes24.com 저자 소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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