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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Kim Mar 04. 2018

당신의 말에 당신의 그릇이 보인다

<말그릇>을 읽고.

"타인의 말을 담는 그릇이 넉넉하려면 한 가지 공식에 묶여 있지 않고 자유로워야 한다. 소신 있게 의견을 제시하되 그것이 관점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김윤나 작가님의 <말그릇>에서 건진 한 문장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꽤나 짜임새 있고 탄탄하게 구성된 책이었다. 저자의 무수한 강의를 통한 피드백이 책 속에 오롯이 잘 반영된 듯 보였다. 

김유나, 말그릇, 카시오페아, 2017



사람은 살아가면서 하나의 공식을 만들어 간다. 어떤 사람은 그것이 '관계'인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태도', 또 어떤 사람은 '운'일 수 있다. 그 밖에도 많은 공식들이 세상엔 존재한다. '관계'가 공식인 사람은 모든 문제를 관계로 풀려고 하고, '태도'가 공식인 사람은 모든 문제의 해결점을 태도에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아마 한 두 번은 경험해 봤을 거란 생각이 든다. 

며칠 전 독서모임을 진행하는데, 한 친구가 취업을 준비하면서 들었던 이야기를 해줬다. 그 친구에게 조언을 해준 사람은 면접은 무조건 '진정성'이라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강조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데, 그 사람에겐 '진정성'이 삶의 공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치를 들면 모든 것이 다 못으로 보인다고 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공식으로 우리의 문제뿐만 아닌, 다른 사람들의 문제들을 조언하곤 한다. 삶의 공식을 갖는 것 자체는 당연한 일이고 물론 문제도 아니다. 다만 세상에 다양한 공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말은 나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어려움을 토로했을 때, 내가 나누었던 말들을 생각해 보면 그건 확실히 나만의 공식의 강요였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 그릇이 큰사람들은 누군가를 현혹시키고 이용하기 위해 혹은 남들보다 돋보이기 위해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갈등을 극복하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말을 사용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말 그릇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더불어 사람들의 말 그릇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었다. 당신의 말에 당신의 그릇이 보인다. 당신의 말 그릇은 어떤 그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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