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놀자요!!"
4살박이 아들램과 놀다보면 이 소리를 몇 번씩 듣는다. 같이 놀다가 카톡 메세지를 보내거나 해서 잠시 한눈을 팔때면 어김없이 저 말을 한다. 그럴때 마다 나는 "우리 계속 놀고 있잖아~~"라고 대답하곤 하지만, 속으로는 뜨끔한다.
사실 우리도 알고 있다. 나랑 대화하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지, 건성으로 듣고 있는지. 못 느낄거라 생각하지만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온 몸으로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아이들은 솔직하니 드러내서 말할 뿐이고, 우리는 속마음을 감추는게 다를 뿐이다. 데이비드 색스의 [아닐로그의 반격]을 읽고 있다. 디지털은 우리의 시간과 거리상의 제약을 해결해 주었다. 이제 아무리 멀리 있는 친구라도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얼마든지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주는 편리함이다. 다만 그렇게 멀리있는 친구들을 연결해 주면서 내 옆에 또는 앞에 있는 가까운 사람과의 연결을 끊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아날로그가 품고있는 감성과 정서를 디지털은 품지 못한다. 어쩌면 지금이 아날로그의 반격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가끔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주변의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아이와도 피상적이 아닌 진하게 시간을 보내보는 거다. 친밀한 관계는 거기부터 시작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