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소개했던 기대되는 글쓰기 모임에 동참해 1주차가 지났다.
1주차 주제는 '나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였다. 평소에 '어떻게 살 것인가'와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를 고민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짧게나마 글로 정리할 수 있었다.
나란 무엇인가?
기능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나는 무수히 많다.
아들, 남편, 아빠, 사위, 마케터, 경험수집잡화점 운영자, 크리스천 등등. 하지만 난 사람을 기능적으로 보기 보단, 존재 자체로 보고 싶다. 기능으로 붙여진 이름들을 다 떼어낸다고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란 존재는 무엇이란 말인가?
불의에 항거하고, 차별에 저항하는 영혼? 현재를 충실히 살지만, 늘 이상을 꿈꾸는 정신?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그럼 이런 태도를 포기한다면 나란 존재는 사라지는 것일까?란 의문이 생긴다. 대답은 그렇지 않다.
곰곰이 생각을 곱씹어 봐도 나란 존재는 결국은 먼지다. 내가 내린 결론은 '나는 먼지다.' 이것이다. 결코 나의 존재 가치를 하찮게 여기기 때문에 먼지로 보는 것은 아니다. 사실이 그렇기 때문에 먼지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원이란 시간의 관점에서 들여다봐도 고작100년을 못사는 먼지이고, 광활한 우주란 공간의 관점에서 들여다봐도 점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먼지일 뿐이다. 이렇게 작은 먼지의 삶에 이토록 풍성한 희노애락애오욕이 담긴다는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삶의 즐거움의 비밀은 이 놀라운 사실을 깨달아 가는데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내가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 진다고 내 존재가지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그 반대의 존재가치를 작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은 먼지다. 공수래공수거다. 존재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선물이다. 먼지에게 주어진 감사한 선물.
그리고 앞서 말한 두 가지 주제 중 한 가지인 <어떻게 살 것인가>는 오랜만에 오프라인 모임도 모집 중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