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14일부터 시작한 [하루15분독서] 모임에서 15분 이상 독서한 누적 성공일이 오늘로 딱 1년, 365일을 찍었다! 하루의 1% 15분이라는 짤막한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기간 동안 약 104권의 책을 완독 했다.(읽다 멈춘 책은 20권) 15분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적어놨지만,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 읽는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났다. (모임에서 인증을 하면 자동으로 아래 표가 만들어진다)
1년을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 변화들을 간략히 적어본다.
원래도 독서 평균율에 비하면 더 읽는 편이긴 했지만, 채팅방에서 매일 들리는 사람들의 인증과 완독 소리에 더 자극을 받고 읽었던 것 같다. 작년에 총 52권을 읽었는데, 오늘까지 84권을 읽었으니 올해 100권은 읽을 듯하다. (물론 읽는 권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읽는 양이 늘어가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이건 책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계속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생활을 하면서 출판사들로부터 컨택을 받았으니 아주 관련이 없는 건 아닐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또 책을 쓰기까지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이다.
인생 2막을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만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한 걸은 더 나가서 회사를 휴직했다. 휴직 4개월 차이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들을 갖고 있다. 휴직을 하며 집에 돈을 가져오질 못하는 부담이 있는 것도 분명 사실이지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책에서의 위로와 응원이었다. (물론 가족들의 믿음도 컸다) 용기를 내는데 결정적인 방아쇠를 당겨준 책은 <라틴어 수업>과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라는 두 책! 라틴어 수업에서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문장이 가슴에 불을 지피고,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에서 만난 "사람들은 늘 '너무 늦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금'이 가장 좋을 때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용기를 얻었다. 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신이 기뻐하시며 성공의 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당신의 나이가 이미 80이라 하더라도요." 이 말에서도 희망을 얻었다. (참고로 이 책을 쓰신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80세에 개인전을 여시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의 명성을 얻으셨다.)
1년여간 하루15분독서 모임에서 200여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중 몇몇 사람들과는 오프모임으로도 만났고, 지금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 또 다른 모임을 이어가면서 친밀함을 쌓아가고 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읽은 책들로 <내 삶을 바꾼 100권의 책 소개> 시리즈와 <베스트셀러 대신 읽어드립니다> 시리즈를 유튜브에서 시작했다. 책이라는 콘텐츠가 없었다면 용기 내어 시작할 수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책은 참 고마운 친구다.
미약하지만, 브런치를 통해 쓰고 있는 책 소개글과 유튜브를 보시고 강연 의뢰를 받았다. 너무 좋은 환경에서 평소 고민하고 있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책 읽기와 글쓰기는 나를 어디로 데려갈 건지 점점 흥미로워진다.
책을 읽어갈수록 점점 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에 관심이 커졌다. 책을 읽을수록 내가 참 부족한 사람이구나, 모르는 게 많구나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을 더 인정하게 되고, 존중하게 된다. 또 아이러니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스스로의 자존감도 높아졌다. 사람들이 행동이 아닌 존재로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며, 관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감정을 직면하게 되고, 마음 챙김을 하며 내면도 한층 안정됐다.
사실 이 이야기들을 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책을 통해 변화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무조건 변할까?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책을 읽음으로 그 변화의 기회가 열리는 것 맞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세계들이 나의 세계와 충돌하기 시작하면서 지진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일어난 지진에서 변화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것은 내가 위에 적어 놓은 일들과 같은 정형화된 형태로만 일어나진 않는다. 변화무쌍하게 각자의 삶에 다른 형태로 꽃을 피울 것이다. 이 사실을 믿기에 계속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함께 책을 읽자고 권하는 것이다.
이 모임을 처음 만들 때 목표가 100일을 읽고 헤어지는 거였는데, 어쩌다 보니 사람들이 떠나기 싫어해서 여기까지 왔다. 어디까지 갈지 나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제 그건 중요한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Shall we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