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심야서재 작가님이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에 참여 중이다. 일주일에 한편씩 정해진 주제로 글을 쓰고 온라인 그룹콜로 합평을 하는데, 늘 기다려 질만큼 즐겁기도하고, 주고 받는 피드백이 알차다.
지난주 토요일엔 이 모임의 오프모임이 있었다. 모임 중 '10분 백일장'을 했는데, 10분이란 제한된 시간에 한 주제로 빠르게 글을 써서 발표하는 것이었다. 주제는 지금 이 순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 재밌는 주제 선정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해당시간 공교롭게도 1위가 '멜론 뮤직 어워드'였다. 음악에 무지한 나에겐 알수없는 외국어 같이 느껴졌다. 당혹스러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일단 무조건 글을 시작했다. 노트북도 없어 스마트폰으로 썼다. 아래는 그렇게 쓴 멜론 뮤직 어워드 이야기!
멜론 뮤직 어워드
수박마을은 늘 싸움이 있었다. 씨없는 수박과 씨있는 수박간의 싸움이었다. 씨있는 수박들은 자신들의 정통성을 주장했고, 씨없는 수박들은 자신들의 혁신성과 유용성을 주장했다. 지난한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행여나 우연히라도 마주치게 되면 만날때 마다 늘 진흙탕으로 끝났다.
그러던 중 어느날 수박마을에 검정 줄무늬가 없는 요상한 아이들이 들어왔다. 이름이 멜론이라고 그랬다. 그들은 저멀리 따듯한 나라에서 왔다고 했다. 멜론들은 늘 노래를 불렀고 악기를 연주했다. 이상하게 그 연주와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수박마을에 다툼이 그쳤다. 오랜 다툼을 종결지은 멜론들의 노래에 비결이 궁금해 수박마을대표단은 그들을 찾아가 노래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멜론들은 성심 성의껏 수박들을 가르쳤고, 수박들은 세대를 거치며 더 다양해져갔다. 얼굴이 빨갛지 않고 노란 아이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이상 씨가 있고 없음으로, 줄무니가 있고 없음으로 다투지 않았다. 노래가 그들을 화합하게 한 것이다. 이제는 멜론들은 모두 죽었다. 하지만 그들을 기리기 위해 수박들은 매년 멜론 뮤직 어워드를 진행한다. 뮤직은 그들이 하는 노래와 연주를 일컫는 말이라고 했고, 어워드는 그것을 더 풍성하게 하는 축제라고 했다. 지금 이시간에도 수박마을에선 다양한 수박들이 함께모여 멜론 뮤직어워드가 한창이다.
p.s 운이 좋아 선정되어 선물도 받았다. 선물주신 공심재님께도 감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