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유와 목적에 관하여.
책을 읽으면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책을 읽으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가요?”라고 물었을 때, 그 질문에 바로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이들이 책을 읽기 전에 어떠한 확신을 얻고 싶어 합니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 내 삶이 변할지, 책을 읽으면 어떤 점이 나에게 좋을지, 책을 읽어낸 노력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를.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확신을 얻고 싶어 했습니다. 물론 책의 장르에 따라, 글을 쓴 작가에 따라, 그리고 읽는 독자에 따라 얻어 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책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이 글에 담아본다면 이러합니다.
일과를 끝마친 저녁, 나는 종종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오늘 하루는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시간들이 많았구나’라는 씁쓸함에 사로잡히곤 했지요. 나름 지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구도 필요한 법이라며 스스로를 위안했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늘 무의미함으로 남았고 또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책은 무수히 많은 무의미한 시간들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꿔준 은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성장시켜줄 누군가와 나누는 지적 소통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어떻게 보면 독서는 작가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보고 듣기만 하는 행위지만, 그 가운데 늘 나 자신과의 대화도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대화를 통해 내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스스로를 독려하기도, 그리고 자신에게 묻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문을.
독서는 이처럼 타인과의 대화로 시작해서 나 자신과의 대화로 마무리되는 행위입니다. 끊임없이 나를 마주하고 대화하며, 그 대화 속에서 영감과 깨달음을 얻으니까요. 그렇게 한 권 한 권을 읽어가며 생각의 몸짓을 점점 부풀리고, 그 부푼 생각들로 활기 넘치는 삶을 재건해나가게 됩니다.
물론 다양한 삶의 태도를 알려주는 책을 읽다 보면, 간혹 그에 따른 생각들이 합쳐지지 못한 채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장기적으로 보면 삶에 있어 좋은 경험이자 의미 있는 일입니다. 주어진 시간을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와 노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책은, 나에게 이런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던 시간들을 의미 있게 바꿔주고, 그 시간을 다시 열정으로 바꿔준 은인. 수많은 사람과 삶의 이야기 그리고 지혜를 가장 적은 돈과 시간을 들여 만날 수 있게 해준 주선자.
그리고 온갖 세상 사람들을 저마다의 방향과 색으로 담아놓은 세계지도이자 나침반.
본 내용은 출간된 책 <지금은 책과 연애중>의 본문내용을 발췌한 글이며, 책은 가까운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책은 어떤 존재인가요?"
<지금은 책과 연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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