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단순하면서 간결한 글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by 천성호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일까요? 내가 자주 접해보지 못한 어려운 용어를 자유자재로 잘 쓰는 사람일까요, 아님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용어들을 잘 살리는 사람일까요?


만약 전자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분의 글은 많은 주석을 필요로 합니다. 독자가 글을 읽다 멈칫 멈칫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물론 국문학을 전공했거나, 평소 글에 조예가 깊은 분이었다면 글을 부드럽게 읽으며 넘길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어려운 용어가 많이 쓰인 글을 부드럽게 연결해 읽지 못합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가 섞인 글은, 때론 읽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모름지기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용어 하나쯤은 써줘야지. 이런 문장 정도는 써줘야지.”라는 생각은 읽는 이를 배려한 글이 아닙니다. 과잉된 글은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고 소통하려는 글이라기 보단 글 과시를 하려는 것으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어려운 말을 많이 사용한다 하여 그 글이 잘 쓰인 글이 되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후자의 글입니다. 일상적인 언어를 가장 부드럽게 잘 녹여 담은 글 말이죠. 물론 이 부분에서 채팅어나 신조어 같은 언어는 제외입니다. 일상적인 언어라 함은 표준어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언어들을 말하니까요.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레 쓰인 글은 물 흘러가듯 잘 읽히기 마련입니다. 흐르는 맑은 시냇물을 보고 있으면 어떤가요? 그 투명한 모습에 빠져들어 물끄러미 한참을 바라보게 되지 않던가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로 많은 것을 끌어와 넣지 않고 단순하고 깔끔하게 쓰인 글은, 그 심플함으로 읽는 이를 끌어당깁니다.


굳이 어렵게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려운 용어들을 쓰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낯선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흔히 알고 있는 친숙한 언어들로 충분히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건 노래를 부르는 것과도 비슷해 많은 기교를 넣는 것만이 꼭 멋진 게 아닙니다. 말하듯이 담백하게 부르는 노래가 듣기 좋듯, 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멋쟁이는 멋 부린 듯, 멋 부리지 않은 사람이니까요. 지나친 멋은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에게 예쁜 포장지로 감싸진 선물을 하나 받았습니다. 기대감에 포장지를 풉니다. 그런데 그 안에 포장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그래서 포장지를 한번 더 풀어 봅니다. 그랬더니 그 안에 포장지가 또 나옵니다. 이쯤 되면 선물을 받은 사람은 선물을 보기도 전에 짜증이 납니다. 글 역시도 이와 같은 것 같습니다. 적당한 포장지로 감싸진 글은 그 내용이 더 부각되지만, 지나치게 감싸버리면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은 부식돼버립니다.


본 내용은 출간된 책 <지금은 책과 연애중>의 본문내용을 발췌한 글이며, 책은 가까운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책과 글의 매력을 아는 당신에게


-지금은 책과 연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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