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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성호 Jun 13. 2023

전신적 스트레스

나만의 장치걸기

정신적 스트레스를 '전신적 스트레스'로 잘못 써서 보내온 친구의 톡이 딱히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게 더 시의적절하다는 생각이 도리어 들기도 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은 몸으로 번지고 퍼져나가 결국 전신을 앓게 만들어 버리지 않던가.

그게 일에서 오는 고통이든, 시련의 고통이든, 좌절의 고통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약을 먹어야할 정도의 강한 스트레스가 찾아오면 보통 나는 ‘도망’이라는 기관장치를 실행시킨다. 짊어져야 할 책임이 어엿이 존재하는 사회인이라서 갑자기 휙 잠적해버릴 수는 없지만, 하루정도는 휴일과 연차를 이용해서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시간을 갖고는 한다.


그것이 내가 취하는 ‘도망 프로젝트’인데, 단 여기서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건 절대 집에 머무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주로 나는 책 한권을 가방에 넣고서 고요한 카페를 가거나, 너른 공원과 바다를 일부러 대중교통을 타고서 찾아가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이 고독의 시간들이 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시간이 돼주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이러한 행동강령이 모두에게 맞을거라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떠한 방법이든 자신만의 장치 하나쯤은 꼭 걸어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번아웃의 상황이 소리 소문없이 나를 찾아와 덮쳐버릴 때, 그 압력을 ‘슝’하고 낮춰줄 수 있는 그런 나만의 비상 기관 장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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