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십삼 년이 흘렀다. 시간이 흐르면서 빈자리에 익숙해졌다고 믿었지만, 어떤 날은 그 빈자리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어른이 되었으니 모든 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가끔 나는 나 자신이 너무 어린 어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흔들려도 기댈 곳이 없는 기분이 들 때면 종종 꿈속에서 아버지를 마주한다.
꿈속의 아버지는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지만 끝내 닿지 않는 거리. 내가 한 발 더 가까이 가면 꿈이 깨져버릴 것 같아, 나는 그저 멀리서 바라본다. 꿈속에서도 안다. 이 순간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