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버려진 시간을 주워담는다.

소중한 시간을 책으로 활용해보세요.

by 천성호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 친구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었고,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다 왔어. 너 보여"


보이긴 개뿔.

친구는 그 통화를 기점으로 40~50분이 지나서야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친구에게 화내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화가 나지 않았기에 굳이 말을 덧붙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평소 친구의 성향을 알고 있었기에, 일찌감치 약속 장소에 도착해 인근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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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날의 일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한 명이 술자리에서 자신의 연애 사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친구는 매번 약속 시간에 늦는 여자 친구가 불만인 눈치였습니다.


나는 친구의 고민을 한참 동안 들어주며 별말 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였고, 가끔 한번씩 맞장구를 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습니다.사실 조언하고 싶은 말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조언은 친구에게 수용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굳이 입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에게 하고 싶었던 조언은 “약속 장소에 책을 가지고 가는 게 어때?” 라는 말이었습니다. 책을 가지고 다니면 예상치 못한 시간의 변수가 생겼을 때 그시간을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꼭 약속 장소에서만일까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출퇴근길,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와 기차 안에서도 책을 이용 하여 버려지는 시간들을 주워 담을 수 있습니다. 많은 책에서는 이렇게 버려지는 시간들을 흔히 ‘자투리 시간’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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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라.”

어쩌면 이 말은 우리가 지겹도록 들어왔던 말입니다. 그래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마치 책이 좋다는 걸 누구나 아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막상 자투리 시간을 분석해 계획을 짜고 실천해보려 하면 맘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조금 무겁더라도, 가방에 늘 책을 가지고 다니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반복적으로 버려지는 시간이나, 돌발적으로 버림당하는 시간들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있습니다.



시간을 주워 담는,
책 바구니 속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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